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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은바다 상어유영 Nov 10. 2020

(난임일기) 다시 시작

다섯번째 과배란 시작

8월 공난포 사건 이후 두 달간 자연채취, 자연임신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동안 내 마음은 바스락거리며 부서져갔고 의욕상실로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병원과 의사를 바꿨고 11월 초 생리가 시작되자마자 새 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갔다. 


오전에 볼일도 있고 진료예약도 하지 못했던 터라 일찍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병원문을 열고 들어간 시간은 정확히 7시 2분이었다. 진료시작 시간보다 28분 일찍 도착했는데 벌써 3명이 앞서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임신을 위해 토요일 새벽을 반납하고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감수하는 부부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진료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대기실은 이미 만원이다. 다행히 예약 환자 두 명 뒤에 내 순서가 배정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가니 피곤해보이는 의사가 밝고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한다.

초음파로 왼쪽 난소에 난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동난포가 3개 정도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는 고자극으로 해봅시다." 한다. 거기에다 먹는 당뇨약과 성장호르몬 주사까지 추가됐다. 과배란 주사제도 당뇨약과 성장호르몬도 처음이다. 기존에 쓰지 않던 약과 방법이 건강한 난자를 자라게 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서 돌아왔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며칠이 지나도록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고용량 호르몬 때문인지 두통과 메슥거림으로 컨디션은 난조를 보이는 중이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견뎌보련다. 

이번에는 똘똘한 난자가 나와서 찰싹하고 내 자궁에 붙는 기대를 가져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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