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공급: 중
-요리 과정: 중
-소요 시간: 길다
국 중의 기본, 미역국을 말할 때가 왔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존재한 엄마표 소고기미역국이다. 평생 먹어온 미역국. 60년 뒤에도 160년 뒤에도, 나와 지구가 살아 있다면 먹을 수 있을 만큼 수정을 거듭해 온 레시피를 공개한다.
빠르게 준비물부터 알아보자. 주 식재료는 세 가지다. 소고기(한 근=600g 정도), 미역(불리지 않은 미역 양재기 반 정도), 다진 마늘(3/5 커피스푼). 보조 재료로는 국을 만드는 물(불은 미역의 2배 반)과 미역국의 빛깔을 담당하는 국간장(1~2.5밥숟), 간을 담당하는 굵은 소금(2밥숟)과 맛소금(1밥숟)이 필요하다. 또한 들치근한 맛을 없애고 풍미를 올리는 흑후추(툭툭툭툭)와 들기름(2~4밥숟)도 필수이니, 이 중에 없는 게 있다면 사도록 하자. 하나라도 빠진다면 맛없다.
고기는 냉동에 있었다면 미리 꺼내두는데, 자연해동이 제일 좋다. 먼저, 미역을 푹 잠길 정도의 물에 담가 불린다. 1시간 정도 되었을 때, 미역끼리 치댄다. 이 과정이 빠지면 맛없는 미역국이 된다. 미역이 말랑말랑해지도록 치댄 후에 흐르는 물에 씻고, 다시 물에 불린다. 사실 미역은 3시간 정도면 다 부는데, 그 이상 불려도 괜찮다. 적당히 미역이 불었으면 이젠 가스를 쓸 차례다.
끓이다 보면 넘치기 때문에 충분한 깊이의 냄비에서 시작한다. 냄비에 물기를 짠 미역+다진 마늘+굵은 소금(칼등으로 잘게 부숴서 넣으면 고르게 간을 입힐 수 있다)을 넣고 중불로 볶는다. 충분히 볶아야 미역이 맛있다. 미역이 익으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맨눈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 만약 너무 뻑뻑하고 타는 것 같으면 물을 2밥숟 정도 소량 넣어주면 된다.
미역을 다 볶았으면, 물(불은 미역의 2배 반: 여기서 ‘반’의 양은 물을 졸이는 양으로 필수다)을 넣고 고기도 덩어리째로 넣은 뒤, 국간장+굵은 소금+맛소금을 넣고 센불에서 10분 끓인다. 불의 세기는 고기가 익은 정도를 살펴보며 조절한다. 고기는 다 익기 전에 꺼내서 먹기 좋게 자른다. 이때, 고깃결의 90도 방향으로 잘라야 맛있다. 퍽퍽한 고기는 얇게, 기름진 고기는 두껍게 썰면 더 맛있다. 자른 고기를 다시 넣고 끓인다. 고기가 익은 것 같으면 국의 간을 볼 차례다. 간이 심심하다고 국간장을 넣었다간 시꺼멓고 짠 지옥을 맛볼 것이다. 간이 심심하면 굵은 소금과 맛소금을 조금씩 추가하며 맞춘다. 국은 생각보다 소금이 많이 들어가니 놀랄 것 없다.
간까지 맞췄다면, 들기름을 넣고 중불과 약불 사이의 불에서 한 번 더 끓인 후, 불을 끈다. 이때 후추를 툭툭툭툭 투입하면 완성이다. 또한, 미역국은 끓일수록 맛있기 때문에 필요한 날 하루 전에 미리 끓여두면, 당일에 감동적인 맛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역 고르는 법을 알려주겠다. 두께가 도톰하고 빛깔은 덜 투명한, 탁한 게 맛있다. 맛없는 미역은 두께가 얇고 투명하고 색이 아주 밝다.
Tip <1> 3~4인 기준이니, 1인 가구 등은 기준 개량에서 비율을 조절하여 만들면 된다.
Tip <2> 들기름은 이미 가열된 제품이다.
보통 요리법처럼 재료를 들기름에 볶는 것은 발암물질을 발생하게 하므로, 절대 하지 말자. 불린 미역의 물 또는 추가로 넣는 2밥숟 정도의 소량의 물로도 태우지 않고 충분히 볶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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