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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조각
땀이 많이 나는 날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
뭘 해도 구정물이 되고,
손과 발을 씻고 씻고 씻어도
냄새가 나는 기분이다.
눅눅하고 불편해서 자주 손발을 씻으니
피부가 닳기만 하는 기분.
핸드크림을 도처에 가져다 두어도
땀으로 핸드크림 또한 미끄덩거리니 쓰기가 싫다.
묽지 않은 제형도 마찬가지다. 싫다.
해서 가끔은 별로 뜨겁지 않은 물에도
심하게 데인 듯 아프고, 순간 또 서럽고 만다.
타고나길 그래서 평생을 같이 살았어도
평생이 적응 기간이다.
오십이 되고 팔십이 되어도 똑같이 힘들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으므로.
한번은 땀이 나지 않는 친구와 누가 더 힘든지
대결해 본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나와 정반대로
땀샘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예 땀이 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서로의 고통을 주고받으면서
반드시 내 고통이 더 힘든 것이라고
승패가 보이는 대결이라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이겼다.
친구의 고통이 더 괴로움을 인정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 고통이 더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선명하다.
그리고서야 고통의 무게를 재보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았다.
친구가 내게, 너도 만만찮게 힘들겠다고 했을 때
아 누구에게나 ‘나만의’ 것이 있겠구나,
그걸 알 수 없어서 ‘나만의’ 것이 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내게 그것은 결국 땀.
타인의 공감이나 인정은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나만의’ 것이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
누구에게나 싫은 ‘나만의’ 어떤 점.
살아가는 내내 숙제인 것.
끈질기게 들러붙어서 결국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구심점이 되는 것.
그래서 ‘나만의’ 것인 것.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