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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조각
평범한 일상은 별거 없다. 평범하다.
운동량과 식사량이 비례하도록 노력한다.
평생 과제임을 알지만,
오늘이 마지막 날인 듯
욕망과 이성이 줄다리기하며
어느 날은 성공하고 어느 날은 실패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을 때는
근육 증가 및 유지를 위해
최대한 영양을 고르게 챙겨 먹는다.
이때는 안 먹는 게 중요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가 핵심이다.
확실히 잘 먹을 때 기운이 넘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나 풍족하게 먹어서는 안 된다.
몸도 소모품이다.
병들고 늙는다.
영원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알거나 모르거나의 차이다.
그런 몸의 상태를 떠나서
책은 꾸준하게 읽는다.
어떤 책은 재밌어서 끝까지 읽고
어떤 책은 재미없어서 끝까지 읽는다.
잘 쓰인 글을 읽는 것만큼
엉망이거나 나와 맞지 않는 글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글쓰기에도 삶에도 도움이 된다.
세상에는 도무지 합을 맞출 수가 없는,
외계인 같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사고가 안드로메다로 간 이상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싫은 건 싫은 거고 해야 하는 건 해야 하는 거다.
점점 더 이상하고 무서운 세상.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생활을 하므로 높낮이 없이
아무 일 겪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넘겨야 한다.
누구나 그렇다.
신년 목표를 세우고
다시 신년이 되어서 똑같은 목표를 세우는 것.
연말이 되어서 지난 1년을 슬쩍 돌아보다가
내년부터는 진짜 갓생을 살자! 다짐한 뒤,
해가 바뀌면 일단 누워있는 것.
뭐, 그런 것.
나는 세상에 유일무이하다는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우주의 먼지라고 모든 걸 내려놓는 것.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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