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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조각
150여 권의 전자책을 완독 후
이북 리더기가 생겼다.
나는 책을 정말 사랑한다.
책이 좋아서,
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종이책을 사서 읽었다.
종이의 질감은 무엇으로도 대체되지 않아.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책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건네고,
가끔은 책에 기대어 숨을 쉬곤 한다.
생명을 위협하던
코로나 시대로 시작된 전자책을,
이제서야 편하게 받아들인다.
그간은 반은 절박하고
반은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라도 읽지 않으면 힘들었고
가급적 종이책으로 소비하고 싶었다.
전자책을 처음 읽을 때도
이북 리더기를 생각하긴 했었다.
핸드폰으로 읽기에는
눈의 피로도가 높아
쉽지 않다고들 하니까.
그렇다고
전자책을 몇 권이나 읽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기기부터 사고 싶지는 않아,
좀 더 두고 보자 했던 게 5년이나 지났을 뿐.
그렇게 157권을 읽었을 뿐.
확실히 핸드폰으로 책을 읽을 때는
웹툰이나 유튜브 등을 하는 것이나
종이책으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피로하기는 했다.
그래도 이북 리더기 없이 많이 읽었다.
삼십 분도 집중하기 어렵던 시기를 지나서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읽기도 하니,
‘느린 독서’라는 타이틀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여전히 천천히 읽으며
단어와 문장의 온도를 흡수하길 좋아하지만.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로,
결산을 위해 다독보다는 완독에 힘쓴다.
병렬 독서의 현실이다.
읽고 있는 책은 6권.
올해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혹 다 읽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
또 읽으면 되니까.
올해의 목표는 완독 50권이었고, 이미 넘겼다.
내년에는 두 배인 100권이 목표다.
새로운 독서 기기와 활동을 생각하니
너무도 설렌다.
더 깊은 독서가 나를 깨워주기를 기도하며
밀린 독서를 완수하러 가야겠다.
by 개복사
(* 사진 속 새는 박새입니다.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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