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날, 회사점심도시락

나도 사람이야, 괜찮아.

by 솜이


아침에 4시20분 기상해서, 4시50분부터 1시간가량 뛰었다. 그동안 빙판길이라 안뛰고, 질퍽거려 안뛰다보니 이런저런핑계로 뛰지않았고 몸이 무겁고 개운하지않았다.


뛰면서도 맘이 바빴다. 샤워도해야하고, 새벽에 잔뜩 주문한 새벽배송도 정리해야하고, 회사 도시락도 싸야하고, 아이들 아침도 차려야했기에.

가장 중요한 건 오늘같은날 아이들이 7시정도까지 깨지않고 푹자주는것인데...5시50분에 살금살금 들어가니

엄마~~하며 첫째와 둘째가 반갑게 뛰어온다. 얘들아, 하필 왜 오늘같은날!!이렇게 일찍!!


윽박지르고 타일러봤지만 아이들은 다시 자지않았고, 샤워할동안 둘이 여느때와같이 아주 격렬하게 싸우고있었다. 야이놈의 시끼들아!! 나도모르게 내 안에서 성악가스러운 발성이 나왔고, 눈치빠른 첫째는 방으로 피신, 둘째는 하염없이 운다.

"조용히못해? 울면 쫓아낸다. " 나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최대한 크게 화를 냈다..,

안돼, 아침부터 이러면 안되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소리지르고있는 내모습이 정말 괴물같고 혐오스러운 순간이었다.

5분후, 아이들을 부르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꼭 끌어안아줬다. 둘째는 진정되지않고 계속 울었다.


새벽배송 한보따리 정리를 부랴부랴, 아침으로 아이들먹일 계란후라이를 하면서, 회사도시락으로 가져갈 양상추와 토마토를 씻고, 소스를 만들었다. 그것까지만 하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단팥죽을 가져오는 친구에게 내가 가져간다고 한 김치도, 샐러드와 함께먹으려고한 치즈도 까먹고.(이정도면 그래도 양호했다..)


오전 내내 우울하고, 자책했다.

나도사람이야,괜찮아..아냐 괴물이야.

두가지마음이 오락가락.


점심시간에 직장동료들에게 이말을 하는것조차 맘이 아파 말하지못하고, 다만 아침이 힘들어서 준비를 많이 못했다고 말했다. (김치와 샐러드토핑용 닭가슴살은 편의점에서 샀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니, 조금은 나아진것같다.

(그래도 일주일은 힘들것같다..)


오늘의 점심

노랑이 친구가 싸온 단팥죽(무려 핸드메이드)

감사오빠가 춘천에서 사온 감자빵

내가 준비한 샐러드

변호사님의 사과즙



Ps.

나 자신아, 제발 어른이되자.

괜찮다, 내일부터 그러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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