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보이는 놈은 원형으로 상징되는 안정을 제 발로 벗어나 다음 길을 찾고 있다. 이제 미련이란 없다는 듯 단호하게 돌아선 뒷모습이 단단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때 마침 바로 앞에 보이는 계단의 모습이 마치 새로운 시작의 길임을 암시라도 하듯 왼쪽 귀퉁이에 살짝 걸쳐져 있다. 아직 사진 속 이 놈은 안정의 원형과 새로운 계단의 사이 공간에 서 있지만 곧 계단을 발견하고 다시 움직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두 번 머리를 감으면서 느낀 물의 온도 차이는 대략 3-40도는 될 텐데 들어보면 뭐 나라는 놈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은 기준 없이 이상한 놈이지 않은가?
이 온도 차이가 평소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일, 인간관계, 연애에서도 마찬가지...
그래 그럴 수 있지, 그 정도는 괜찮지 언제나 쿨하게 오케이 하는 그놈 참 둥글둥글한 것이 사람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 광범위하고 모호한 기준 때문에 때에 따라 이건 호구 아니면 바보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선택할 수 있다고 모두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 40도나 되는 그 넓은 온도 차를 커버할 수 있는 둔하고 미련한 놈이 자신을 위해 딱 한 포인트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요즘의 고민이다.
조금 더 나 타워 지는 것
불순물을 다 비워낸 순수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는 것
나 자신을 위해서 유연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냥 괜찮아~ 가 아니라 그래 좋아! 를 찾는 것
그러기 위해선 조금 더 냉정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작은 차이 조차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없어진 것은 아닐까 라는 소심한 걱정을 지나 내가 온전히 서 있을 수 있어야 다름과 차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는 법이라고 이기적인 이타주의로 상큼 뽀짝 하게 포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