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편 완성하기가 왜 이렇게 어렵죠?

말 그대로 글 쓰기에 대한 투정부림

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일상에서 보고 경험하고 느낀 것을 디자인과 잘 버무려 디자인 에세이를 쓰고 싶은 마음에 브런치를 시작했다.

쓰고 싶은 주제를 발견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경우,
"A를 관찰해보니 B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흥미로웠다."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느꼈던 것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는데...

막상 글을 적어 내려가다가 떠올랐던 말들이 모두 끝날 즈음이 되면 아래의 고민 패턴이 글을 완성하지 못하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글에 공감할까?
다른 사람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될까?
위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내 글을 읽을 이유가 있을까? 그럼 이대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지?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정보를 좀 더 추가해야 하나?
그래 좀 더 찾아보고 보완해서 나중에 발행하자...

이 시점부터 글을 쓰는 것이 어렵고 무거워지는 것 같다.

위 패턴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써 내려온 내용을 돌아보고 수정하게 되고 한 번에 수정이 끝나지 않은 글들은 작가의 서랍에 몇 개월씩 무기수처럼 보관되어 있다.

차라리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내고 고민이 시작되기 직전에 발행 버튼을 눌러버리면 속이 시원하겠건만 왜 항상 그게 그토록 어려운지...

수영을 배울 때 물에 잘 뜨기 위해서는 온 몸에 힘을 빼야 한다고 하던데...

좋은 글은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던데...

라는 곁다리 같은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이 순간,

이대로라면 이 글 한편 완성하기까지 또 며칠은 잡아먹을게 뻔할 테니 이번에는 발행을 먼저 눌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