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

당신이 품고 있는 작품

by 제이유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이 한 구절이 모든 걸 대변한다. 단순히 나만의 글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곳 그곳이 브런치다. 그래서 브런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아주 최소한의 기준을 적용해 '작가 승인 제도'를 두고 있다.


처음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작가 신청에서 한 번 탈락했었다. 술을 힘을 빌어 쏟아내듯 글로 옮겼던, 나의 응어리진 감정들. 아직도 그 글들은 작가 서랍 속에 고이 담겨 있다. 어느 누구도 내 감정의 쓰레기통을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큰 깨달음을 준 글들이라서 삭제하지 않았다. 발행하지도 않았다. 나만 보면 되는 글과 다른 사람과도 공유하면 좋은 글이 따로 있다는 것을 배운 것으로 만족했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고자 집에서 했던 생각수업 이야기를 글로 풀었다. 블로그에도 기록했던 내용이지만 보다 글 다운 구성으로 작성해 작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바로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다. 화면 속 '작가님' 호칭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뿌듯했던 기분, 나만 느낀 건 아니겠지? 출판사 출간 작가가 아니어도, 등단 작가가 아니어도 마치 나의 꿈을 다 안다는 듯 '작가' 호칭을 주는 플랫폼. 대신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을 같이 깨닫게 해주는 엄청난 곳이다.


그렇다면, 블로그와 브런치 중 무엇을 해야 할까?


블로그를 하는 사람은 '블로거', 브런치를 하는 사람은 '작가'라고 불린다. 두 플랫폼 모두 '가장 개별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게 분명하다. 개인 창작자의 경험과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도 분명하다. 블로그가 나의 오늘을 점찍듯 기록하는 공간이라면, 브런치는 점을 이어 연결된 완성된 글을 공유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그는 검색이라는 구조 속에서 정보성 글이 강할 수밖에 없다. 검색 유입이 더 많이 되도록 키워드나 양질의 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지가 필수이며, 이모티콘과 유행어를 써서 이웃들과 대화하듯 쓰는, 비교적 자유로운 글쓰기다. 브런치가 추구하는 글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이웃'이 아닌 '구독자'에게 줄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 '나'에서 출발하지만 '너'에게 가닿는 글, 나의 경험이 누군가의 삶을 흔들거나 위로해 주는. 즉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는 글을 원한다. 그 과정이 기록자를 넘어선 '작가로서의 나'로 성장해 나가는 통로가 된다.


노트북으로 글쓰는 사람.jpg


브런치 글쓰기를 하다 보면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를 알게 된다.


일기와 에세이 둘 다 '나'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도착지가 다르다. 일기는 철저히 나를 위한 글이다. 오늘 있었던 일, 내가 느낀 감정, 내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내는 글도 일기에 포함된다. 때로는 거칠고, 불완전해도 괜찮다. 이러한 글들은 나만 읽어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회수가 안 나와도 독자를 탓하면 안 된다. 도착지가 '나' 이니까.


반면 에세이는 독자를 향해 가는 글이다.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되, 결국 독자가 무언가를 느끼고 가져갈 것이 있어야 에세이가 된다. '나'에서 출발하지만, 반드시 '너'에게 닿을 메시지로 끝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브런치의 잘 쓰인 글은 한 편의 글이 곧 작품이다.


물론 나는 둘 다 쓴다. 나만 보면 되는 글도 필요해서다. 일기의 장점은 솔직함에 있다. 글쓰기의 효과 중 하나가 바로 '나를 객관화하는 힘'이다. 감정을 글로 옮기면 나를 한 발짝 떨어뜨려 바라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키워진다. 그래서 나는 '나를 위한 글쓰기' 카테고리를 만들고 자유롭게 쓴다. 조회수 신경 쓰지 않는 나만의 글이다.


하지만 타인과 나누고 싶은 성찰이 있는 글은, 매거진을 개설해 관련 글들을 모은다. 한 주제 안에서 내 생각이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되는지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다 이 글들이 점차 구체적인 체계를 갖추고 책으로까지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브런치북으로 엮는다.


이렇게 기록에서 출발해 성찰로, 다시 작품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성장 과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브런치 글쓰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브런치팀은 "심사 총평 중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며, 브런치북이 자신만의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전하는 인생 레퍼런스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브런치,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 발표 기사 중 일부


당신이 쓰는 글도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블로그를 쓰면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는 사람, 단순 기록이 아니라 작품으로 연결하고 싶은 사람,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품은 사람. 무엇보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매일매일 고심하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은 사람이라면, 브런치는 최고의 공간이 될 것이다. 나도 더 열심히 써 봐야지. '작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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