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8

티베트의 어머니

by openmac






한 갈래 머리를 땋았다면 미혼, 10년이 지났으니 양갈래로 땋았겠지요 어머니



한 장소에서 촬영을 하는 건 심심한 일이다. 소소한 일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따분한 일이다. 오랜 시간 한 장소에 있다 보면 의심을 사기도 한다. 천안문 광장에서 몇 번이고 검문을 당했다. 그럴 만도 하다. 하루 종일 서성이며 즉석사진을 찍는 사진사도 아닌데 광장과 자금성에 머물다 보면 요주의 인물이 되기도 한다.

여기 이 여성은 미혼이다. 머리를 한 갈래로 땋았다. 기혼일 때는 양갈래로 머리를 땋는다. 방금 알게 되었다. 네이버에 찾으니 그렇다고 한다. 여행을 떠날 때 가이드북을 가져가지 않는다. 한 번 쳐다보고 가지도 않는다. 알면 보인다고 한다. 맹점도 있는데 아는 만큼만 보인다. 그래도 심심하지는 않을 거 같다. 여행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아는 체는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고도의 도시 라싸에 높은 구름이 드높은 하늘가에 닿을 때 , 어머니의 기도도 하늘에 닿는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아는 체 할 수 있는 것 중에 한 가지가 있었는데 식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껏해야 이름을 알아맞히기 식이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식물을 만나면 다들 재미있어한다. 아몬드 나무를 가지고 열 고개 질문을 받는 것이다. 물론 그 나무가 아몬드 인건 나도 첫 번째 순례길에서 나무 아래 떨어진 딱딱한 열매를 깨고 안에든 씨를 먹어보고 나서 알게 된 것이었는데, 두 번째 산티아고 길에서는 봄이라 아몬드 나무에 꽃이 피어 있었다. 흡사 복숭아꽃을 닮았는데 열매도 털이 있다 그 안에 단단한 씨안이 아몬드인 것이다. 복숭아 씨를 생각하면 어떻게 생겼는지 알 것이다. 그런데 티베트엔 너무 고도가 높아 길거리나 산에 식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는 것도 없으니 묵언 여행이었다.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다시금 업는다 어머니



베이징에서 만났던 사진동호회 젊은 회장 되는 분이 자전거를 타고 티베트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고된 여행이다. 평지도 아닌 길을 수천 미터의 고도와 싸우고 희박한 산소에 괴로워했을 것이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척박한 땅은 고단한 자전거 길에 장벽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긴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금 대도시로 돌아왔을 때 여행은 그를 변화시켰을 것이다. 보통 이런 여행을 끝나고 나면 호연지기는 물론 떠나기 전보다 일에 대한 대처 능력이 향상된다고들 알고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일어나나 보다. 돌아온 그는 더 괴팍해졌고 사소한 일에 신경질 적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그의 여자 친구에게서 나온 말이다. 고생을 염두에 두고 떠나는 길이 여행이다. 고생이 일상생활이 되면 긴장에서 빠져나가기가 힘들다. 배설기관까지 컨트롤당하게 된다. 두 번의 산티아고 길 배낭 무게가 25kg 가까웠다. 올해에도 짐이 많으면 고생이란 걸 알면서도 그렇게 되었다. 누구의 탓도 아니고 다 내 탓이다. 대입법이 이상하나 짐을 내려놓는 건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배낭여행은 긴 생활이기 때문에.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는 좌우가 뒤집혀 보인다 우리네 삶은 쉽게 뒤집히지는 않는다, 그녀도 알고 있지만 횟수가 아닌 간절함이 대답해줄 것이다




사진을 하며 이렇게 많은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 말주변이 없어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했었는데 그 말주변이 없으니 내 사진을 설명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범어사를 오른 게 8년은 된 것 같고 어플에 기록된 것이 370차례 올랐다고 한다. 기록되지 않은 것을 합친다면 500회 가까이 범어사 업힐을 탔지 않았을까. 업힐 타는 걸 좋아한다고 말은 하나 오르막을 오르는 건 힘든 일이다. 숨도 차고 다리도 아프고 오래 타다 보면 엉덩이 아래도 평지 타는 것보다 훨씬 강한 고통이 온다. 오르고 올라도 기록은 좋아지지 않는다 힘들게 트레이닝하는 건 아니어도 500회에 가까우면 나날이 좋아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이런 글들이 500회에 가까워도 지금보다 좋아질 거라 믿지 않고 있다. 단 회를 거듭할수록 너스레는 늘고 있다는 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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