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코람 하이웨이 / KKH를 스치며
여러 나라 배낭족들과 버스에 올랐다. 내가 긴장해서 그랬나 다들 한 그룹 같은 동질감이 흘렀다. 특히 국경을 통과할 때 중국 쪽 경비원들과 출입국장에서 받은 압박감을 같이 받고 나니,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나서 더 하나가 되었다. 우리의 적은 중국이었다. 배낭은 x-ray 통과대가 없어서 하나하나 손으로 눈으로 수색했으며 온라인 망이 구축이 잘 되지 않아서였나 나의 중국 비자가 있던 옛 여권을 찾았다. 이렇듯 나는 이해를 했다. 입국시켜 주었으니, 나 혼자 여기 남고 싶지 않았고 다시 돌아가는 긴 여정을 자의든 타의든 떠밀리고 싶지 않았다.
긴장도 잠시였나, 중국은 이슬람 국가와는 확연히 달랐다. 면요리, 국물음식이 풍부했다. 각자 기호에 맞는 식당에 들어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마도 난 볶음밥을 먹었을 것이다. 2000년도 초에 상해 배낭여행에서도 먼저 시켜 먹었고 자주 먹었던 것이 볶음밥이다. 맛에는 실패의 요소가 별로 없다. 거기에 볶음고추와 계란국 하나면 중국 대륙 반은 여행을 해도 참고 지낼 수 있다. 단연 가격도 저렴하다.
사진 이야기도 할까, T5D로 찍고 스캔한 사진들을 보았다. 국경을 넘으면서 찍었던 사진에는 동물의 모습은 담겨 있지 않았다. 사람은 내 등 뒤에 있었고 닿지 못하는 풍경은 멀어져만 갔다. 가까워 오는 자연은 풍경을 잠시 잠깐 나와의 거리를 짧게 만들고 뒤쪽으로 달려갔는데 그 모습과 내가 직각을 이룰 때의 증명사진처럼 찍은 것들에 살가움을 느꼈던 사진들이 파일에 남아 있다.
국경을 넘고 나면 평원이 펼쳐진다. 좋은 땅은 중국 거다. 달리는 차 옆으로 무지개가 따라와 달린다. 동네에서 차를 쫓아 달리는 개와 같다. 어릴 적 사라지는 무지개를 쫓아 달린 적이 있었다. 나이가 든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었다. 한번 힐끗 쳐다보고 옆 사람과 이야기해도 계속 쫓아서 온다. 더 이상 버스 안에 사람들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파미르 고원의 풍경을 보고 나면 강한 색으로 유혹시키지 못하는 감동을 받았던 우리들이다. "허이 저리 가라" '찍' (T5D 셔터 소리)
멀리 달려오는 풍경을 눈으로 마중하다 정면이다 싶을 때 찍는 것이 차를 타고 찍는 동작의 연속이다. 그리고 파인더를 쳐다보면 배웅한다. 더 찍지는 않는다. 달려오는 풍경은 찍어도 달아나는 풍경은 찍지 않는다. 그 사이 이거다 싶은 모습을 보았기에 그러지 못하면 계속 찍게 된다. 고원을 달리는 차는 산소가 부족해서 일까 고속으로 달리지 못한다. 티베트 라싸에서 느꼈던 것인데 산소가 부족한 상태의 완전하게 연소하지 못한 배기가스는 독하다. 아름다운 풍경이 쉽게 지나쳐 사라지는 건 아쉽다.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물러가는 풍경은 시야에서 없어져도 마음에서 끊어지지는 않는다. 배웅해줄 수 있는 짧은 여유와 아쉬움이 생기면서 이별을 받아 드린다. 그래서 중국의 이별은 다시 보자 인가? 언젠가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느린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내린다.
그리고 다시 길의 시작은 지난 사진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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