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선망의 아이템, 게임기
지금 30대 이상의 게이머라면 소싯적에 일명 패밀리라 불리던 게임기를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패밀리는 닌텐도에서 출시한 8비트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의 줄임말입니다. 일본에서는 보통 패미콤이라고 불렀죠. 당시 국내에서 유통되던 대부분의 패밀리 컴퓨터는 사실 복제품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1980~90년대에 주변 친구들 중 한두 명은 꼭 가지고 있었던 게임기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재믹스나 삼성 겜보이 같은 게임기들이 그 당시 아이들의 선망의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옛날 게임기들이 복각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복각판 게임기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패밀리 컴퓨터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회사 닌텐도의 첫 번째 가정용 게임기입니다. 1983년 아타리 쇼크로 한 번 붕괴했던 게임 시장을 다시 부활시킨 전설적인 게임기이기도 합니다. 일본 게임을 대표하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 젤다의 전설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이 모두 이 패밀리 컴퓨터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공식 판매량은 6,191만 대지만, 워낙에 많은 복제품이 유통되어서 패밀리컴퓨터 호환 기종을 모두 합치면 배 이상은 팔았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패밀리 컴퓨터의 복각판은 2016년 11월에 출시가 되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실제 패밀리 컴퓨터보다 매우 작은 크기로 정식 명칭은 ‘닌텐도 클래식 미니 패밀리 컴퓨터’입니다. 당연히 기존의 패밀리 컴퓨터의 롬 카트리지(팩)는 사용할 수 없지만, 대신 30종의 게임을 내장하고 있어서 추억의 게임을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단점은 컨트롤러가 게임기 사이즈에 맞춰 작아지는 바람에 손이 큰 사람은 조작하기가 꽤 난감합니다. 정가는 일본 기준으로 5,980엔이지만 지금은 물량이 부족해 웃돈을 주고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6월 말부터 닌텐도에서 재판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구하고 싶다면그때를 노리면 좋을 듯싶습니다.
패밀리 컴퓨터는 일본 국내보다 해외에서 다 많이 판매됐고, 그중에서도 북미와 남미에서만 절반 이상인 약 3,400만 대가 판매되었습니다. 패밀리 컴퓨터 해외 판은 이름과 디자인이 내수용과 달랐습니다. 이름은 Nintendo Entertainment Systme, 줄여서 NES, 디자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 컴보이를 떠올리면 됩니다. 현대 컴보이가 북미판 패밀리 컴퓨터인 NES를 수입한 제품이었습니다. 복각판 NES의 정식 명칭은 NES Classic Edition으로, 미니 패밀리 컴퓨터와 마찬가지 원 디자인의 본체를 작게 만든 제품입니다. 수록 게임도 동일합니다. 다만 컨트롤러는 원래 크기와 동일해서 미니 패밀리 컴퓨터와 같은 조작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슈퍼 패미컴은 패밀리 컴퓨터의 후계기로 닌텐도의 전성기를 이어준 게임기입니다. 패밀리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북미판은 디자인과 이름이 달랐습니다. 북미판 이름은 NES의 뒤를 이어 슈퍼 NES입니다. 고전 에뮬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SNES가 바로 슈퍼 패미컴의 북미판 이름이죠. 국내에서는 마찬가지로 현대가 정식 수입을 했는데, 이번에는 일본판 슈퍼 패미컴을 들여왔고 이름은 슈퍼 컴보이로 판매했습니다.
일본판 복각판인 닌텐도 클래식 미니 슈퍼 패미컴은 2017년 10월에 7,980엔으로 출시됐고, 북미판 복각판은 약 1주일 빨리 79.99달러로 출시되었습니다. 미니 패밀리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롬 카트리지는 사용할 수 없고, 21종의 내장 게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부 게임은 일본판과 북미판이 다릅니다. 컨트롤러는 원 게임기 디자인과 동일하지만 연결 포트는 Wii 클래식 컨트롤러 포트를 활용했습니다.
지금은 하드웨어 사업에서 손을 뗀지 꽤 됐지만, 1990년대 세가는 닌텐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습니다. 특히 8비트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 최초의 16비트 게임기 메가 드라이브입니다. 닌텐도처럼 메가 드라이브도 출시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달랐는데요. 북미에서는 세가 제네시스, 국내에서는 슈퍼 겜보이로 불렸습니다.
닌텐도와 달리 세가는 하드웨어 사업을 정리한 후 고전 게임기의 라이선스를 다른 업체에 대여하고 있는데, 메가 드라이브의 복각판인 세가 제네시스 플래시백도 앳게임즈(Atgames)라는 업체에서 제작했습니다. 크기는 미니 사이즈에 패드는 오리지널과 동일한 모양의 무선 패드를 제공하고, 85개의 게임이 내장되어 있으며 심지어 오리지널 롬 카트리지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완성형 복각판 같지만 정작 게임 에뮬레이팅 성능이 썩 좋지 않다고 하네요. 참고로 앳게임즈에서는 아타리의 복각판 게임기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네오지오는 대전 격투 게임의 명가 SNK에서 개발한 오락실용 기판과 가정용 게임기의 이름입니다. 네오지오는 오락실용 기판을 거의 그대로 가정용으로 옮겨온 고성능 게임기였는데, 가격도 그만큼 비싸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SNK에서 바로 네오지오 기판의 복각판이라 할 수 있는 네오지오 미니를 발표했습니다.
디자인은 아케이드 머신을 축소한, 문방구 앞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형 아케이드 머신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크기는 더욱 작아서 화면 크기가 3.5인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SNK의 40주년을 기념해 40종의 게임이 내장된다고 하는데, 화면 크기가 3.5인치 밖에 안 되는 초소형 기기이기 때문에 주 용도는 관상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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