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에 엄청난 인파가 모였다는 이야기를 닷새 내내 여기저기서 들었습니다. 부스를 낸 지인들, 참가한 출판사 분들부터 아무 이벤트 없이 놀러간 지인들에게서도 ‘정말 엄청나!’ 다는 소식을 들었죠. 저는 닷새 내내 전시회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올해는 일찌감치 방문을 포기했어요.
도서전에 매년 다 구경갔던 것도 아니지만 출판계의 가장 큰 행사이긴 하지요. 요즘은 출판계의 불황이라며 어두운 소식이 줄을 잇는데, 규모가 줄어든 도서전에 인파는 어느 때보다도 많았던 것 같으니 신기한 일입니다. 사실 이야기만 들어서는 잘 모르지만요. 전시장에 꼭 붙들려 있으면서 아주 많은 인증샷을 구경했답니다. 나만 빼고 다 코엑스에 갔나 싶을 정도로 즐겁고 붐비는 사진을 보며 부러워한 결과, 전시가 끝나고 첫 드로잉은 도서전 방문 인증샷을 보며 그리고 말았습니다. 부러워하면서요.
사실 제가 갔다고 하더라도 이 모든 분들을 한번에 만나진 못했을텐데 말예요. 몇 년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정신없이 다녀온 다음에 ‘앗 여기 빼먹었다’ ,‘앗 언니도 오늘 갔었어요?’ 하면서 뒤늦게 아쉬워할 일이 더 많았겠지요. 실시간으로 인사나눌 수 있는건 몇 분 되지 않았을 거라는 것도요. 아마 인파에 휩쓸려 힘들다고 반도 안 보고 돌아왔을 거라는 것도 뻔하고요. 그치만 그래도 아쉬운 것이 사람의 마음.
마찬가지로, 도서전 행사 다니느라 제 전시처럼 작은 이벤트를 놓치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어딘가 한 둘은 있었을거예요. 아마도…? 적어도 한 두 명은 계시지 않았을라나요. 그렇게 위안하며 넘어가봅니다.
아무튼 즐거운 축제같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침체되지 말고, 즐거운 일을 도모하며 살아갈 수 있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