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마음이 많이 흔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책 작가 한 분의 부고를 받고 당황했어요. 슬픔은 그 뒤에 천천히 몰려오더라구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다음에 꼭 차 한잔 하자며 인사만 하고 헤어진 것이 전부이지만요. 건너 건너 지인들이 겹치는 사이이고, 무엇보다, 책을 보면서 계속 기대하고 있던 분이었거든요.
최근에 주변에서 가족과 이별하는 지인들이 늘기도 했습니다. 아직 제 또래에겐 본인상 연락은 예상할 수 없는 소식이지만,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의 슬픔을 위로하며 기도하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겠지요.
목요일은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만들어야 할 서류가 있어서 서류작업과 집안일로 하루를 보내면서, 도저히 붓을 잡지는 못했어요. 금요일은 강연도 있어서 마음을 굳게 다잡고 일어났는데요, 평화로운 풍경을 그리며 마음을 다듬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인스타에서 노을 사진을 자주 올리시는 분의 스토리를 찾았더니 아름다운 노을이 있었어요. 저에게 필요한 장면이었죠. 때로는 붓을 움직이는 일도 기도처럼, 노래처럼 마음을 만져주거든요.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를 그리고 나서, 제가 장 작가님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책, 가장 처음에 보자마자 반했던 그림책을 꺼내 천천히 읽었습니다. 살아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찬가가 그 속에 있었어요. 한여름의 생명력이 가득한 그림을 찬찬히 넘겨보며, 작가님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