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애첫주담대를 활용하는 방법
요즘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바로 ‘생애 첫 주택 대출’이다.
“그건 청약에 써야지. 평생 한 번뿐인 기회잖아.”
“지금 수도권 분양가는 시세보다 훨씬 싸게 나오니까 무조건 남는 장사야.”
맞는 말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일부 지역에서는, 당첨만 된다면 시세차익이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대출을 '아껴두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 ‘황금티켓’이라 불리는 대출을 지금 당장 쓰려고 한다. 바로, 경주에서 북스테이 숙소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청약이 무조건 잘못된 선택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최근의 청약 열기를 보며 조금은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지방 도시들은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층 브랜드 아파트가 쉴 새 없이 들어서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청약 넣었다더라”, “분양가가 싸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줄을 서게 되는 벤드웨건 효과.
하지만 건축사나 부동산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방에서는 오히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형태가 더 나은 주거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넓은 채광, 마당, 그리고 관리 가능한 규모. 브랜드 아파트의 화려함보다 지방 주거지에서는 오히려 집 자체가 가진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청약은 미래의 자산을 기대하는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실행의 경험이다. 생애 첫 주택 대출을 활용해 작은 주택 하나를 매입하고, 직접 리모델링하고, 북스테이라는 형태로 공간을 운영해보는 것. 내 손으로 직접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 경험이 언젠가의 자산 가치 상승보다 더 오랫동안 내 삶에 남을 것 같다. 물론, 생애 첫 주택 대출을 지금 써버린다는 건 청약의 가능성을 내려놓는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대신, 지금 내가 직접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와 공간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건 다른 의미의 ‘내 집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청약에 모든 가능성을 거는 친구들의 전략도, 지방 소도시에서 북스테이를 만들어보려는 나의 시도도, 모두 각자의 기준에서 옳다. 다만 중요한 건, 그 기준이 나의 삶에서 출발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지금,‘어떻게 살아야 할까’보다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려 한다.
생애 첫 주택 대출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설계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이고,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 지금, 작은 숙소 하나로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