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과 <게르니카> : 맥락으로 명화 읽기
"이 그림에서 이 고독한 황혼 녘 죽음을 암시하는 배경은 시의 텍스트에서 수술대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이유는 지평선에서는 생명이 꺼져 가고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언제나 인류를 의미해 왔던 경작지이자 살아 있는 실체적 살에 건초 쇠스랑까지 꽂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쇠스랑이 생산력에 대한 왕성한 욕망을 가지고, 정교한 메스가 절개하는 것과도 같은 특유한 자세로 스스로 박혀 있다는 것이다."
"그림 속의 그 남자는 발기한 자신의 상태를 감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지만 창피하고 의심스러운 모자의 위치를 고려하면 오히려 그것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그와 마주 선 재봉틀, 누구나 알아볼 만큼 심하게 특성화된 여성의 상징인 재봉틀은 심지어 더 나아가 자기 재봉틀 바늘의 치명적인 카니발리즘적 속성을 주장하기까지 한다."
- 살바도르 달리, [밀레의 만종에 대한 편집증적 비평에 대한 해석-1933년 미노타우로스] 중에서
"[만종]은 내가 옛날의 일을 떠올리면서 그린 그림이라네. 옛날에 우리가 밭에서 일할 때, 저녁종 울리는 소리가 들리면, 어쩌면 그렇게 우리 할머니는 한 번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우리 일손을 멈추게 하고는 삼종 기도를 울리게 하셨는지 모르겠어. 그럼 우리는 모자를 손에 꼭 쥐고서 아주 경건하게 고인이 된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곤 했지."
- 즈느비에브 라캉브로 외, [밀레] 중에서
예술은 장식이 아니다. 적에게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