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의 순수성(5)
방안으로 들어와 사온 술과 안주들을 정리하고, 익숙하게 테이블을 폈다.
라면을 끓이고, 이야기로 침묵을 메웠다. 그러다 한 녀석이 물었다. 저 할아버지는 근데 왜 이 시간에 밖에 나와 계시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친구가 나가서 문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더니 그는 재빠르게 뭔가에 질린 듯 방 안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덩달아 긴장한 채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뭐야, 뭔데. 친구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밖에...아무것도 없어, 병신들아 쫄지마.
에휴, 허탈한 마음과 다소 진정된 분위기로 우리는 유쾌하게 한 잔 두 잔, 술을 부었고, 속에 있던 얘기를 시작한다. 신나서 떠들던 와중, 벽 너머로 들려왔던 기침소리가 생각난다. 친구들에게 조금만 조용히 하자고, 새벽 2시가 넘은 시점에 그제야 나는 한줌의 배려를 하듯 말을 뱉었다. 이거면 되겠지.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 끝에 결국 밤을 꼴딱 새운 친구들 중 한 명은 1교시 수업을 가야한다며 밖으로 나섰다. 피곤한 나머지는 바닥과 침대에 누웠고, 대충 배웅을 말로만 건넸다. 신발을 신은 친구가 밖으로 문을 열더니 잠시 주춤하고는 이내,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하며 밖으로 향했다. 누구에게 인사한 건지 궁금했지만, 몰려오는 잠이, 피로가, 술기운이 더 현실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