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은 일반 배추와 달리 통통하고 속이 꽉 차지 않는다
봄동은 추운겨울을 나고 봄에 푸르게 자란다
신기한 점은 겨울을 나고 봄을 알리는 냉이, 민들래 처럼 앞이 납작하다는것
추운 겨울 한기에 잎이 덜 노출되기 위해서 몸부림 치는 것이다
찬공기와 닿는 면적을 줄임으로써 슬기롭게 겨울을 날 수 있을 테니까
겨울 시금치, 겨울 배추처럼 겨울을 견디는 봄동은 달고 사각사각하니 맛이 좋다
된장국에 넣으면 달작지근한 맛이 일품이고 쌈장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겉절이로도 손색없다
겨울을 무턱대고 무방비로 맞는 것은 생존에 불리하다
봄동은 혹한 겨울을 슬기롭게 견디어 좋은 맛을 내듯이 마찬가지로 사람은 힘든 일을 '슬기롭게' 견뎌내야 좋은 일이 생기는 게 아닐까?
꼭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아도 상관없다
내가 파괴되지 않도록 내가 쓰러져 한 곳에 머물지 않도록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