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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Oct 27. 2024

바람

바람을 읽고 바람을 타며 바람을 바란다

바람 한점 없는 날 새가 힘겹게 날개짓을 하며 하늘을 난다

새는 힘겨워 보였다

생각해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비행기도 새도 연도 모두 바람을 이용해 양력을 얻기때문이다

바닷가에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의 새는 수월하게 하늘을 난다

바람을 타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인다

새에게 바람은 기댈 곳이다

사람은 기댈 언덕이라도 있어야 어떤 일을 도모하듯이, 새는 바람이 없으면 스스로 날갯짓을 훨씬 많이 해야 바람을 일으켜 나아갈 수 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 바람의 존재를 읽는다

바람은 어느 곳에서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람은 바람길을 따라 지나간다


누군가는 이 바람을 이용하여 배를 띄우고 연을 날린다

누군가는 바람의 존재를 보고도 그냥 지나간다

바람’에 ‘기회’라는 단어를 넣어보니 말이 된다

그러니 바람은 기회이다

때론 그 기회는 모진 바람처럼 역경을 주기도 한다

때론 나무를 뿌리째 뽑히게 하여 날려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또 다른 생명이 싹이 튼다

바람 불지 않은 평온한 날이 좋기만 할까?

바람불지 않는 날엔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 많다

늘 거리로 내뿜는 오염물질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평소에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의 이면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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