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꽤 바빴다.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급하게 허겁지겁 살다 보니
어느새 앞만 보며 살았던가보다.
오늘은 그냥 그대의 입에서 나온 그 한마디에 온 마음이, 온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네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지만
지금 너만큼 안 힘든 사람이 어딨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안다.
그리고 그대도 그만큼 괴로웠음도 안다.
잠시 머리가 딩 울린 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인지 고민했다.
균형 있게 사는 것이라는 말 자체가 이질적이게 느껴졌다.
그대가 이렇게 꺼내는 말의 의미를 나 또한 다 알고 다 이해하지만,
정말 그댄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이지만.
나에겐 자격이 없어 그냥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내 욕심인 것을,
그리고 모든 것이 부정당했음을.
고개 돌려 바라보고 있진 않았지만
이미 우리는 무너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