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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Jun 02. 2016

이 밤의 끝을 잡고,

다가오는 열 두시. 아, 곧 자야 하는데

이 밤의 끝을 잡고,


오늘의 하루 속에 적지 않았던 일들을 보내고,

드디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밤이 더 어두욱해지는 만큼에

이제야 풀어진 숨을 후 우우- 내쉰다.


허기진 속을 달래며 어스름한 저녁을 먹고

풀어진 손 끝 발 끝의 얼얼함을 느끼다 보면

밝은 날 동안의 일들이 콱 다가오는 만큼의 노곤함이

날 계속 밤 속 깊이 끌어 당겨들어간다.


아직 남은 오늘의 초침 소리를 들으며

아직 얼얼한 손 안의 작은 화면의 불빛으로,

지금 만큼은 내가 보고싶은 내가 가고싶은

그 어떤 모습이어도 편안한 시간이


초침마다 아쉽고, 아까워

계속 지나감이라도 잊어져

나도 모르는 단 잠으로 이어져


다시 밝을 내일을

따스하게 반갑게 맞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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