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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Aug 02. 2016

그리움. 먼 반대편에서의 침묵.

소름끼치게 역겹지만 그렇다.

오늘도 이렇게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즐긴다. 좀 피곤하던지, 설레이던지, 지루하던지 말이다. 오늘은 생각이 너에게로 가서 투웅-하고 부딪혀 다시 돌아온 그런 날. 그냥 좀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리로 가서 부딪혀 온걸까. 


너도 그래도 아주 가끔은 나라는 이름의 실타래를 되감아 보는 날이 있진 않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이제와서 실타래고 나발이고 무슨 상관인지. 그 때 당시 너의 정강이라도 확 세 번 쯤 걷어 차주고 뒷통수를 한 대 갈겨주지 못한 내가 더 한심하고 바보같다. 너의 그 거짓미소와 거짓친절을 지금 생각해보면 소름끼치고 역겨울 뿐인데 말이다. 억지로 부정하지 않았어야 했다. 절대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건데 말이다.


비슷한 아픔 따위가 있었다. 뭐 흔해빠진 궁상맞은 그런것들 말이다. 그 자체로 각자 서로에게 측은한 마음으로 착각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는 그러한 나를 충분히 흥미롭게 생각했었고, 나는 그러한 흥미가 관심의 표현이라 착각했었다. 철딱서니 없는 내가 어쩌면 우습고 재미없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짠하게 너가 느껴질 때가 있다. 소름끼치게도 역겹지만 그렇다. 너 이 새끼 언젠가 마주치면 넌 왠지 그 때의 일들을  거들먹 거리며 끼룩끼룩 농담 따먹으며 넘기려 하겠지.


그냥 아주 가끔이지만 이런 생각을 떠올리는 나도 바보같고 한심하지만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인걸. 그래서 그래왔던걸 알기에 입꼬리만 계속 삐죽거리다 그 끝에 한숨을 뱉고 눈을 질끈 감는다. 여전히 그리 자유롭진 못하지만 그래도 사사로울 여유는 없어짐이 시간에게 새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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