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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라떼 Dec 29. 2022

담쟁이 파티

도서관 독서모임 송년회

아듀~2022! 올해 나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어떤 것일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로 고민하다가 일단 가서 밥이나 먹고 오자하며 시작했다.

점점 시간이 흐르고 절실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시간 몰입했고 그 시간 동안 내가 품고 있었던 걱정과 고민을 완전히 잊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흐른 지금의 느낌은 걱정과 원망과 후회로 늘 하루하루가 뒤죽박죽이었던

시간이 정리된 것 같다. 언제 폭풍처럼 다시 이런저런 감정이 밀려들지 모르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글쓰기 교실에서 회원분의 소개로 도서관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해진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에 부담스러웠지만

독서모임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걱정을 지웠다.

다양한 생각들과 감정들이 공유되면서 마음도 편해진다.

특히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말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은 그 독서모임의 송년회가 있던 날이다.

11시가 다 되어간다. 얼른 준비한 음식을 들고 도서관 시청각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메리카노 향기가 확 느껴졌다. 미리 오셔서 한잔씩 따라 놓으셨다.  

모임회원 선생님들이 조금씩 음식을 준비해서 오기로 했다.

나는 토마토 모짜치즈샐러드를 준비했다. 쿠키와 파래전과 김치전, 여러 가지 빵과 유부초밥 김밥을 준비하신 선생님들과 직접 담근 유자청과 과일샐러드, 스낵과 김치도 여러 가지 준비해 오셨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송년회 분위기는 무르익고

회장님이 인생카드를 준비해 오셨다.

카드에는 질문이 하나씩 적혀 있었고 뽑으면서 대답을 듣고 싶은 사람을 지적하는 룰이 있었다.

모두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이었는데

내가 받은 질문은

" 가장 나에게 힘을 주는 말은?"이었다.

나는 우리 엄마가 항상 하시는 말 아프시면서도 놓치 않으시는 말이 생각났다.

" 우리 열심히 살자."

그 목소리와 억양과 톤과 미소 그리고 두 손으로 상대방의 한 손을 잡으며 부탁하듯이 하는 말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가 뽑은 질문은

 " 자신의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무슨 제목을 붙일까였다."

YS선생님께 질문을 던졌다. 섬이 고향이신 선생님은 참 낭만적으로 대답해 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10년 뒤에 나에게 형용사를 붙인다면 어떤 '나' 인가요?"

대답하신 선생님은

열혈 OOO으로 대답하셨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예전에 탁구를 치셨는데 너무나 열정적으로 치셔서 탁구대 앞에 등장할 때

"북한선수 '리 OO' 등장합니다."라고 했단다.

표정도 진지하게 지어 보였는데 웃어서 배에 빨래판 근육 생길 것 같았다.

JH선생님은 결혼해서 신랑과 돈독한 사이로 지내는 것을 잘한 일이고 기쁜 일이라고 하셨다.

모두 반응은 좋지 않았고 갑자기 목소리가 커져서 이게 뭔 개풀 뜯는 소리냐는 반응이었지만

또 오래 살다 보면 서로 그럴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내년에는 한라산을 등반하신다는 선생님도 계셨다. 그리고 잠시 우리는 호주에 가는 계를 만들 뻔하는

순간이 있기도 했다. 오늘 정말 즐거웠고 이렇게 상상력 풍부하신 분들과 있으니 즐겁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파래전에 들어갈 새우와 파래 3 덩이를 사 왔다.

내일은 알려주신 레시피대로 파래전에 도전해 볼 예정이다.

나의 새해 소망은 뭘까?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소망을 빌어 본다.

그리고 내년에 또 이렇게 재미난 송년회를 하고 있을 걸 생각하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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