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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꽃을 보기 시작하다

by 반짝반짝사진방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 있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그리고 벚꽃.

푸른 잎이 오르기도 전에 꽃부터 피운다.

며칠 동안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후드득 떨어진다.

올 봄에는 꽃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전에는 목련꽃만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어떤 꽃이든 상관이 없다.

화려할수록 좋다.

플래시로 환하게 밝혀 찍어야겠다.

화려함이 도드라지게.

꽃은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피어난다.

열매를 낳기 위해,

씨를 뿌리기 위해.

겨우내 아껴둔 힘으로 첫 꽃을 피워내고

생식의 힘으로 태양과 땅을 끌어당긴다.

십자가를 심어둔 탑 위에서,

갈아놓은 텃밭 한켠에서,

남겨진 폐가 뒷마당에서,

새로 지은 도시의 강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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