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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정윤 Feb 11. 2024

새벽의 노랫소리와 함께하는 평온한 순간

새벽의 글쓰기와 명상

매일 아침은 비슷하지만 언제나 평온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 수영 수업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보통 수영이 끝나면 나는 차에 30분 정도를 앉아 있는다.


이 막간의 시간에 아이패드를 꺼내 글을 쓴다. 출근까지 1시간가량 남아 있는 시간, 나는 아직 오지 않은 하루에 대해 상상한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를 묻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묻는다.


구체적인 심상이 떠오르면 그것을 마치 이룬 것처럼, -혹은 이루고 있는 것처럼- 그날의 일기처럼 적는다. 저녁에 시간이 나면 그날의 일기를 적기도 하는데 보통은 저녁 일기는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침에 지켜지는 루틴이란 변수가 별로 없는 반면에 저녁의 루틴은 변수가 많은 탓이다. 그럴 때에는 마음으로 그날 하루를 돌이켜 본다. 매일 의도대로 완벽한 하루를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체로 아침에 생각한 의도의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느낀다. 의도를 적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비교해 보자면 차이는 분명히 있다.


글을 쓰기 전에 우선은 마음을 가다듬는다. 차분한 음악을 틀고 잠시 눈을 감는다.


그 순간에 있던 감정들을 느낀다. 때로는 후회, 짜증, 분노, 걱정, 불안이 그 순간에 있다. 우선은 이 감정을 몸으로 느낀다. 보통은 배나 가슴 한쪽이 옥죄어 오는 느낌을 느낀다. 힘을 뺀다. 호흡을 내뱉는 순간에는 더 힘을 뺀다. 힘을 빼면 모든 감정은 지나간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 어떤 일이 일어났던 과거의 구멍으로 그 사건은 흘러갔음을 조용히 되뇐다. 차분한 시간에는 마음이 말을 잘 듣는다. 조용히 호흡하며 되뇌면 마음은 이내 잠잠해진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이제야 귓가에 다른 소리가 들린다. 은은하게 흐르는 팝송 소리다. 무슨 노래인지도 모를 옛날 팝송이다. 감미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지하 주차장에 울린다. 달칵 달칵, 철벅 철벅. 팝송 사이로 소음이 들려온다.


나는 잠시 감았던 눈을 떴다.


누군가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은은한 팝송을 들으며 이 아침을 함께 열고 있었다. 그가 대걸레를 움직이는 모습과 배경 음악처럼 흐르고 있는 팝송, 오롯이 걸레질에만 집중하는 타인의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져 온다. 그도 세상을 잊었다. 나는 멍하니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한참을 지켜봤다. 그 순간에 나도 세상을 잊어버렸다. 그와 나 사이에 온전한 평온함이 흐른다.


@ 이미지출처: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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