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없는 풍요로움
가끔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수리야나마스카라(태양경배)를 할 때가 있다. 오늘 아침이 그런 날이다. 어제 저녁에 술을 마시고 아침에 러닝을 하고 싶었지만 눈을 뜨니 러닝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침대에서 꼼지락 거리면서 10분 정도를 뒤척이다가 이불을 걷고 거실로 나왔다. 나는 인센스 하나를 꺼내 불을 붙이고 창문을 열고 공기를 한번 깊게 들이마신다. 살짝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는 것을 느끼고 어제 마신 술로 데워진 속을 느낀다.
전기주전자에 물을 담아 물을 끓이고 따뜻한 차를 한 잔 우려낸다. 후후 불어가며 조심히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거실 한편에 선다. 견갑골은 아래로 내리고 발과 허벅지 무릎의 정렬을 맞추고 한 곳을 조용히 응시한다. 숨을 마시고 손을 들어 올리고 숨을 내쉬며 상체를 숙인다. 천천히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와 견상자세까지 이어간다.
몸이 무겁고 뻗뻗하다. 허벅지 뒷 근육이 당기는 느낌을 느낀다. 일요일 등산으로 종아리 뒷 면도 당긴다. 예전에는 이런 몸의 상태를 느끼면 요가를 하다 만 경우도 있었다. 섣부르게 오늘 컨디션이 안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판단 평가를 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안다. 동작을 이어가면서 느낌은 달라지고 몸도 달라진다는 것을.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하며 달라지는 몸 자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생각은 비우고 호흡에 집중하고. 코 끝에서 달달한 인센스 향이 느껴진다. 어느덧 땀이 나고 술로 들뜬 마음은 그만하기를 종용한다. 다시 또 호흡으로. 숨이 들어와 몸을 통과하고 나가는 것을 지켜본다. 발바닥과 손이 닿은 면을 느낀다. 무겁고 당기는 몸의 감각을 느낀다.
오늘 아침의 수리야나마스카라는 20분 정도 했다. 태양경배가 끝나고 명상으로 긴장을 놓고 다시 차를 마신다.
그리고 점심에 먹을 샐러드를 도시락 통에 담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상상할 수 없는 풍요에 대해서. 예전에 누가 그랬다. 지금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아냐고. 과거의 어떤 왕족도 지금의 우리처럼 풍요롭지는 않았다고 했다. 차가 있어서 잘 걸어 다니지도 않고, 음식은 넘친다.
마리 앙뜨와네트가 빵이 없으면 브리오슈를 먹으면 된다고 한 말에 굶주린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고 했던가. 이제는 모두가 그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밥이 없으면 나가서 빵을 사 먹으라고 하고 입맛이 없으면 죽으로 속을 달래보라고도 하겠지.
그리고 내가 이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에게 주어져 있는지를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면서 대단하게 이룬 것도 없는 흙수저라 여겼지만 사실은 이 지구의 역사상 가장 잘 사는 시대에 태어나 모든 것을 누리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모든 게 갖춰져 있다. 나의 삶에 갖춰지지 않은 것이란 없다. 이토록 쉽게 과일이며 곡식을 얻어 샐러드 도시락을 싸고 있으니 말이다. 순간 감사함이 올라와 잠시 손을 멈췄다. 갖춰진 나의 삶에 감사합니다.
도시락을 싸고는 샤워를 하고 몸의 구석구석에 오일을 발랐다. 큰 수건을 깔고 발가락부터 하나하나 뱅글뱅글 손바닥으로 오일을 문지르며 마사지를 이어간다. 따뜻한 내 손길을 느끼면서 바르는 부위 하나하나를 관찰한다.
오일을 바르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나와 만나는 시간이다. 정성스럽게 매일 땅을 딛고 온몸을 지탱하는 발을 주무르고 걷고 뛰느라 긴장을 놓지 못하는 종아리를 문지른다. 열심히 하는 운동 덕에 무리를 했을 관절에는 더 오래 머문다. 무릎 관절을 동그랗게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문지르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하루 20분의 수리야나마스카라에서 이어진 오늘 하루의 시작은 상상할 수 없게 풍요롭다. 잘 움직이고 건강한 몸과 풍부한 먹거리와 안전한 집, 출퇴근에 이용할 차까지 나의 삶은 이미 온전하며 완성되었다. 더 바랄 것도 없다. 넘치는 풍요를 음미하다 보니 살아가야 할 생존의 걱정과 불안도 그 속에 녹아버렸다.
삶이여, 감사합니다. Gracias a la vida!
2023년 5월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