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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May 10. 2022

5월 4일

이얼즈커피바

 

 한 해 동안 있을 행사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커피를 한 잔 한다.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머리가 띵하다. 이럴 때마다 혹시나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에르베 기베르의 책을 읽으니, 글에도 마치 지문처럼 특정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흔적이 남는 것만 같다. ‘아, 이 글은 뭔가 에르베 기베르의 글이구나.’ 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분명히 누군가는 이런 뉘앙스의 얘기를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글에서 느껴지는 개개인의 자취가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를 얘기하는 시간이 생긴다면 좋겠다.

 그러던 중에, 다 마신 커피에 엄청나게 큰 벌레가 빠졌다. 허우적대지 않고 능숙하게 빨대를 타고 오르는 모습이 꽤 낯설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도 그 벌레는 내 컵에 그대로 있더니, 한참 커피 컵을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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