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틀러 에스프레소 바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을 위한 날이지만 어른들이 오히려 더 신이 난 듯 거리를 걷는 것 같다. 이런 때에는 눈치싸움이 중요해서, 어디를 가야 조용히 있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집 근처 카페인 이곳은 다행히 조용하고, 자리도 안락해서 마음에 든다. 커피는 적절히 묵직해서 초봄의 날씨에 어울릴 것 같은 맛이 났다.
책을 읽다 잠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민들레 홀씨 같은 것이 작은 탁자 위를 뒹굴더니 부드럽게 땅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떨어진다, 날아간다, 그런 말로는 그 장면을 설명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결국 향하다 라는 단어를 쓰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다.
이런 장면을 보는 건 모두에게 부유하는 듯한 가벼운 감각을 가져다주겠지 생각하다가, 서로가 느끼는 감각은 분명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줄곧 해온 터라 그 생각은 거두기로 했다. 같은 나에게서 나온 생각끼리 이렇게 차이가 가득하고 또 반복이 이루어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