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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May 14. 2022

5월 8일

에버유어스

 

 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전에 했던 것 같다. 과거 삼덕동에 유스커피가 있을 때를 떠올린다. 월요일 오후쯤 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 주의 의식과도 같은 때가 있었다. 너무나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유스커피의 아이스 에스프레소를 참 좋아했었는데.


 그 이후로, 유스커피를 대신할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다른 카페를 제2의 유스커피로 칭하는 것에 대해 죄송함을 느끼지만, 이 역시 마땅한 표현을 찾지 못해서임을 얘기하고 싶다. 이해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쨌든, 에버유어스의 책 읽기 좋은 테이블, 적절한 밸런스의 커피, 뛰어난 음향은 이곳에 자주 올 만한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월요일마다 오게 되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자주 오는 곳이 되었다.


 오늘은 드디어 에르베 기베르의 『연민의 기록』 을 다 읽었다. 감상은 예전에도 꽤 적은 것 같아 지금은 적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 읽고 난 후에는 책을 읽는 중일 때보다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게 조금 더 많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려나.


 어제 나눈 대화가 아직도 생각난다. ‘아침에 눈 뜨게 되어 감사하다.’라는 말에, 나는 ‘아침에 눈 뜨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타인의 입에서 나온 단어의 의미는 적어도 그 사람만큼의 의미가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달리 말하면, 그 사람을 잘 모르면 그 사람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와도 같겠다. 사전적 의미로의 단어 활용은, 여전히 아주 일부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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