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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May 16. 2022

5월 10일

까사넬로

 대구에 출장 오신 서울 분과 잠시 커피를 마셨다. 대구의 맛있는 커피집을 얘기할 때면 늘 자신 있게 추천하는 곳인데, 맛이 괜찮으셨을지 긴장이 제법 되었다. 커피를 두 잔 비우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후에 도서관을 잠시 들렀다가, 앉을 곳을 찾기 위해 다시 카페를 찾았다. 한 잔에 3천 원을 넘지 않는 에스프레소 바의 존재는 고맙기가 그지없다.


 도서관에서는 이우환 작가의 대담집을 빌려왔다. 아직 읽을 책이 한가득인데 굳이 책을 빌리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이 행위는 책을 사는 행위와는 또 다른 일일 것이다.


 서로 다른 행위가 하나의 대상을 향하는 일, 그리고 그것의 차이를 구별하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다. 책을 빌리는 것, 책을 사는 것. 이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른 일이니까.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맞는 말 같지만, 결국 ‘책을 읽기’ 위한 행동이기에 이 둘의 의미를 굳이 구분 짓지 않는 경우도 많아 보인다. 굳이 책에 이 비유를 갖다 대지 않아도, 비슷한 상황과 문장을 여럿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지금은 당장 떠오르지는 않지만.


 어제와 비슷하게, 이런저런 약과 카페인 때문에 몽롱하면서도 손이 조금 떨린다. 똑같은 말을 자꾸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렇게 금방 실패하게 될 줄이야. 커피가 괜히 입에 쓰게 다가온다. 저녁 먹고 다시 작업실로 가야겠다.



+ 싱글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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