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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May 31. 2022

5월 20일

에버유어스


 잠을 꽤 잔 것 같은데 몽롱한 기운이 며칠 째 이어지고 있다. 체력이 부족해져서 그런 걸까. 헬스장 등록이라도 해야 할 것만 같다. 책을 펴도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고역이다.


 이우환 작가와의 대담집은 어느 정도 읽고 나니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쌓아놓고 안 읽기 위해 산다는 말에 상당히 공감했는데, 사놓은 책이 있어도 책을 빌리러 가는 내 모습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조금 뜬금없지만, 이런 상황을 내 주변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을 찾는 행위에 비유해보곤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잘하지 않고 자꾸 새로운 사람에 대한 갈망에 젖어드는 것, 굉장히 미련한 것 같고 때론 자기 파괴적인 행위 같기도 하다. 좋은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모른다고 했던가. 책은 책장에 꽂혀만 있다면 내용을 알 방법이 없음에도 책을 펴보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의 깊이를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좋은 사람을 찾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을 책으로 비유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뭐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게 많은지. 어휴) 책을 다루는 행위는 어딘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것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자제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낀다. 일전의 어떤 대화에서, 내가 타인에게 더 관심을 갖고 궁금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기보단, 내가 비치는 관심이 타인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겁먹은 게 더 크긴 하다. 결국 타인을 향한 긍정적 호의를 보이는 연습이 절실하구나 싶다.


 어딘지 자기계발서스러운 글이 적혀버린 것 같다. 자기계발서를 그렇게 싫어하는(또 싫어한다는 말을 남발한다) 나에게서 이런 글이 탄생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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