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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Jun 01. 2022

5월 21일

마리아쥬커피

 오랜만에 온 마리아쥬커피. 대구에서 커피를 잘하는 집을 생각하면 여전히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이다. 원두를 살 만한 곳을 떠올려도 역시 먼저 떠오르고.


 주말과 평일의 개념이 희박해진지도 오래되었지만, 그럼에도 타인의 주말 생활과 주말 환경에 대해 인지하고 나름 나대로 주말 생활을 평일과 구분해보려고 노력하는 요즘이다. 일요일에는 사진 찍는 양과 시간을 줄이거나, 조금은 쉬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주말에 앞산에 오면 뭔가 모를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게 좋다. 산으로 향하는 햇살과 그림자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아쉽게도 마리아쥬커피의 큰 창은 앞산을 향해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깥의 은행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는 것도 참 좋다.


 그러다 건너편 사람이 케이크를 먹는 데 과도하게 들리는 쩝쩝 소리가 나를 갑자기 피로하게 만들었다. 내가 남을 과도하게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지금 이 자리에서 확인이 가능할 줄이야. 하필 이어폰도 마땅찮다. 그래서인지 이런 상황을 묘사하고 또다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의 글을 적고 있다.


 좋은 행동양식과 좋은 대화방식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꼴불견이라는 행동양식을 꽤 많이 정의해두는 것 같지만, 그런 정의도 뭔가 이기적 행위의 발로라는 생각도 조금 든다. 한 때 노 키즈존에 대한 논의가 의외로 부정적이지 않았던 때를 생각해본다. 요즘은 노 키즈존에 대한 보이콧도 늘고, 의식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특정한 행동양식에 대해 상대성을 늘 생각하지 않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걸 보면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다만 이런 논의가 피곤하다는 사람도 늘어나는 것 같지만 말이다. 더 나은 논의에는 피곤함이 늘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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