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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n 25. 2023

옹기 명상

흙이 좋다


옹기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곳에 다녀왔다. 오래전에 도자기 수업에 다녔을 때 이후로 처음 흙을 만져봤다. 흙을 주무르고 썰고 굴리고 문지르는 느낌들이 좋았다.



맨 처음엔 흙을 넓게 편다. 그 다음에 바닥, 뚜껑이 될 흙을 원 모양으로 자르고 흙타래를 만들어 하나씩 얹는다. 하나 얹을 때마다 틈새를 문질러 이어준다. 뚜껑을 장식하면 체험이 끝난다.


완성된 옹기는 두달 후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름을 쓰고 옹기 바닥에 도장도 찍고 설문조사도 작성했다.


이번엔 주변이 다 어린이들이라 (성인은 나 혼자였다) 정신이 너무 없었고, 덕분에 도자기 수업 때처럼 옆사람 작품을 곁눈질하면서 내 작품을 부끄러워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못난 작품이라도 받아들이기로 단단히 결심했기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았다.


흙이 주는 묘한 느낌, 안정감이랄까... 향수랄까... 그런 것도 있다. 흙을 만지는 것 자체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1시간 반 정도 지나자 수업이 끝났다. 시간이 그렇게 흐른 줄도 몰랐다. 밖으로 나오니 쨍한 햇빛과 습기가 몰려왔다. 잠을 자고 일어난 것처럼 머리가 개운했다.


온전히 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도자기 공예나 옹기 공예 체험은 현재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좋은 명상 방법인 것 같다. 머리 아플 때마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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