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면 같은 하루인데도 다른 글을 쓰는 나를 발견한다.
퇴근길에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어디가 아프고 한 이야기들, 우울증 증상들에 대해 글을 쓰고 저장을 눌렀다. 그런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꽤 괜찮은 하루였다. 고마운 것도 많고 좋았던 것들도 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서 발행할 때가 있다.
내가 좋은거, 고마운거, 잘한건 쉽게 잊어버리고, 아프고 속상하고 외로운건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는걸 이럴 때 깨닫는다. 지금 부정적이라고 느껴지는 많은 것들도 어쩌면 그런 왜곡된 생각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매일 즐거웠던 일들을 따로 써놔야겠다. 안그러면 하루하루가 막막하고 어두울 것 같다.
오늘 좋았던건 먹을걸 많이 받았다는거, 일의 노하우(?)를 배웠다는거, 친구들이랑 통화했다는거, 내가 걱정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은거, 뭔가 하면서 하루를 잘 버텼다는거, 점심 때 김치찌개가 맛있었다는거, 차로 이동해서 안 더웠다는거, 사무실이 시원했던거, 몇년만에 진심으로 기도할 수 있었던거, 현재에 만족한거, ㅇㅇ 서포터즈 합격한거, 새로운 일을 받은거, 별거 아닌 전화인데 따뜻했던거... 와, 엄청 많다.
긍정적인걸 먼저 써놓으니 오늘 안좋았던게 뭔지 또 생각이 안난다.
나는 이렇게 잘 잊어버리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