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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Aug 07. 2023

직장인이 된 기분

배부른 돼지

인사이드미 전시회 작품


하는 일이 없어도 피곤하다.

사람을 대할 때 점점 소울리스가 되어간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친다.

일에서 보람을 못 느낀다.


친구한테 이런 불평을 늘어놓으니까 돌아온 대답.

"직장이 원래 그런거야. 몰랐어??"


아... 그때서야 내가 진짜 직장인이 됐다는걸 실감했다. 나이는 많지만 직장 경험은 3년차 초보라 모르고 있던 진실이었다.


이직한지 4개월 정도 됐는데 이제는 일보다 점심 메뉴가 더 중요하고, 받은 일은 뭉개고 잊어버리, 그런 직장인 라이프를 살고있다.


한때 내가 사명감을 갖고 했던 일과 반대되는 일을 하면서 무기력해질 때도 있다. 지금 일이 싫다는게 아니라 마음의 정리가 안됐다랄까.


고민상담을 했는데 그분이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신은 누구야? 활동가야? 직장인이야?"


그게 과거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나는 직장인이지 활동가가 아니다. 예전에는 나 스스로가 자유로운 활동가라고 느꼈는데... 아니, 어쩌면 과거의 나도 동가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 우울증 치유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속해있었지 어떤 단체나 정치적 이념에 매여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 사명감은 근본적으로 나와 남의 우울증 치유에 있었지 다른 것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조금 냉정하게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배부른 돼지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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