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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Sep 13. 2023

나이들어서 하는 다이어트의 단점

그럼에도 좋은 점들(자존감)


흑흑...

어릴 때 다이어트는 그냥 하면 좋은 거였다. 근데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 하는 다이어트는 부작용이 만만치않다.


의외로 안 먹는건 쉬운데 (우울이나 불안 때문에 있었던 헛헛증이 사라진 것도 큰 듯하다) 몸이 버텨주질 못한다. 면역력도, 체력도 훅 떨어져서 자꾸 아프다거나 난생 처음 쓰러져본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


답답한건 내가 현재 정상체중에서 2kg 정도 낮은 상태라는거다. 체중 자체는 전혀 무리가 없는데도 체력이 받쳐주지 못한다.


두번째는 주름...ㅜㅜ

얼굴에 안보이던 주름들이 조금씩 생겼다. 물론 나이 때문에 생기기도 했겠지만 다이어트 전만 해도 없던 주름들이 부쩍 눈에 띈다. 어릴 땐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도 이런 부작용을 몰랐는데 이번에 좀 충격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 살을 빼고 독하게 유지해볼걸... 하지만 나의 우울증, 불안증은 그렇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폭식 혹은 거식. 둘 중 하나만 가능했을 것이다. 그나마 정상체중에서 10kg 이내로 쪘던게 다행이겠지...


세번째는 어릴 때나 나이 들어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치명적인 단점이다. 옷을 산 시점에 따라 못 입는 옷이 생긴다는거.


내가 66반일 때 여유있게 맞았던 겨울 옷들이 맞을 거라는 확신이 안든다. 그때는 평생 55로 돌아갈 일은 없다는걸 드디어 인정하고 66옷을 많이 샀는데 지금은 작은 55가 어느정도 여유롭게 맞는다.


올해 겨울에 내가 다시 옷을 안살 수 있을까? 돈도 돈이지만 너무 많은 옷이 쌓이는건 환경에도 안좋고 짐이 쌓이는 느낌이라 여러모로 버겁다.


그렇지만 언제 다시 찔지 모르니 버릴수도 없다. 내가 55옷들을 버리지 못한 것처럼. 최대한 입어보려고는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는 좋다. 별거 아니지만 매일 뭔가를 성취하는 느낌이 든다.


나의 자존감은 어떨 땐 깃털같은 무게로, 어떨 땐 물처럼 무겁게 저울 위로 올라온다. 내 자존감이 낮으면 나는 44반 옷이 맞아도 숨이 막히고, 내 자존감이 높으면 나는 77옷도 감당할 수 있다.


그렇게 자존감을 통해 나의 몸무게를 받아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한 몸무게를 통해 내 자존감을 지킬수도 있다. 자존감이 깃털처럼 가벼울 땐, 내 몸도 같이 가벼워져서 무게중심을 맞춰주면 된다. 그러면 우울하지 않으니까.


중성지방도 100이나 떨어졌으니 건강도 좋아진 거라고(?) 위안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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