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혹은 코로나 이후부터 시작된 어지럼증에는 답이 없다. 그냥 핑 도는 순간 최대한 빨리 주저앉는 것밖에. 처음에는 신호를 무시했지만 진짜 기절을 경험한 후부터는 어지럼증이 시작되자마자 앉는 습관을 들였다.
'어지럼증=앉기'
이렇게 자동반사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우울증에도 그런 자기만의 공식이 있으면 좋은 것 같다. 누군가에겐 '우울증=걷기'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우울증=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있기'일수도 있다.
우울증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면 바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안다는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줄 안다는 이야기다.
우울증에 대한 나의 공식은 무엇일까?
일단은 '우울증=잠'이다.
몸이 피곤해서 우울한건지 판단해야 하고, 의외로 푹 쉬어주고 나면 우울감이 싹 없어질 때도 있어서 우울하면 일단 자고 본다.
자고 일어나서도 우울하면 약을 먹거나 봤던 영화나 드라마(익숙해서 머리가 피곤하지 않으니까)를 볼 것 같다. 조금 기분이 나아지면 영화를 틀어놓은 채 수를 놓을지도 모른다. 브런치에 글을 쓸 수도 있다.
힘들지만 몸만 피곤하지 않으면 꾸역꾸역 밖에 나가 전시회같은데 갈 수도 있다. 명동성당처럼 나에게 특별히 의미있는 장소에 가서 막 울어버릴수도 있다.
가끔 우울감이 올라올 땐 그렇게 하는 편이다. 그러면 다시 나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앉으면 어지럼증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