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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Oct 06. 2023

트라우마


실패하고 크게 상처받았던 경험은 내 몸에 그대로 남겨지는 것 같다. 다시 도전하려고 생각하자마자 자신감이 확 떨어지고 몸이 긴장했다. 심장 위에는 얼음물 한방울이 툭 떨어진다.


표정도 어두워지고 순간 우울하고 죽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날 나를 초라하게 만들고 비웃었던, 그리고 탈락시켰던 그 사람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다. 그저 울고싶은 기분이 든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그건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었지만 아픈건 아픈대로 남아있다. 이번엔 좀 다를 거라는걸 알면서도 몸은 그걸 믿지 못한다. 또다시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잔뜩 움츠린 채로 눈을 질끈 감고 있다.


한번은 용기를 내야할 것 같다. 힘내서 이 과정을 통과하면 내 트라우마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연민하면서도 나는 스스로를 다시 달궈진 돌 위에 얹어놓는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다.

나는 노력하고 있고 이번엔 잘 해낼 수 있다.

최선을 다한 후에는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다.

다시 실패한다고 해도 나는 좀더 준비해서 또 도전할 것이다.


나는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잘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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