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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Oct 16. 2023

작은 과자 선물


소포장된 과자를 선물받으면 뭔가 기분이 좋아진다. 어릴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물 중 하나였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부터는 그 한 봉지가 저녁이나 아침 식사가 되어서 더 반가운지도...


단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과자 선물을 좋아하는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는 좀 피곤하고 힘들 때 당 보충이 되는게 좋아서이고, 두번째는 그 사소함에 들어있는 온기가 좋아서다.


많이 걷거나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그날이거나 하면 온몸이 당을 요구하는게 느껴진다. 배고픈 느낌과는 좀 다르게 뇌가 허기진 느낌이랄까.


그럴 땐 작은 과자 한 봉지가 엄청 소중하고 고맙다. 그래서 평소에도 가방에 과자는 빠트리지 않고 가지고 다닌다. 


그 작은 과자가 당도 채워주고 집중하게 해주고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게 해주고 내 짜증도 막아주고 부정적인 생각들도 없애준다. 순간의 즐거움에 몰입하게 해주는 내 명상 음식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몸과 마음의 완전식품:)


그리고 그 사소한 선물에 얹혀진 온기가 좋다. 뭐랄까... 특별한 날에 미리 계획해서 주는 선물도 고맙지만, 일상속에서 안부 묻듯이 건네어지는 선물은 따뜻하고 좋다.


다른건 없고 과자라도 좀 가져가라고 양손 넘치게 쥐어주는 것들도 따뜻하고, 무심하게 챙겨주는 한 봉지에도 온기가 묻어있다. 서로 잘 아는 사이든 낯선 사이든 뭔가 챙겨준다는건 온기를 건네는 거니까.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작은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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