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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Oct 22. 2023

보통의 삶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거

나는 보통의 삶을 살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고 좁은 범위의 친구들과 사귀고 시간 될 땐 몇가지 취미생활, 공익 활동들을 한다. 마음건강을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가끔 운동도 한다. 주말엔 요즘 꽂혀있는 드라마를 본다.


사실 보통보다는 난이도가 훨씬 낮은 삶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의식주 해결되고 결혼도, 출산도 안했으니까.


이렇게 쉬운 게임인데도 살아가려면 매순간 용기를 내야한다.


가기 싫지만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는 용기, 귀찮지만 화장하는 용기(쉐딩을 가끔 빼먹는다...), 입고갈 옷을 고르는 용기, 사무실 들어가기 전 거울을 보면서 미소를 연습하는 용기, 밝게 인사하는 용기, 전화를 받는 용기, 짜증나는 지시를 웃으면서 수행하는 용기, 어떤 화제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이야기에 끼여드는 용기, 고기 굽는 방법을 몰라서 눈치만 보는 용기(?)...


누군가에겐 어렵지 않은 일들이겠지만, 나한테는 하나하나 어렵고, 용기를 내야하는 일들이다. 그리고 매일 용기내서 나름 열심히 하고있다. 몇달 전, 몇년 전보다 훨씬 나아진걸 느낀다. 지금 용기가 안 나는 것들도 이렇게 가다보면 몇년 후엔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내 안에는 바보처럼 벌벌 떨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사방을 둘러보며 몸을 움츠리고 있는 내가 있다. 높은 불안감 속에서 터질 것 같은 심장을 감싸고 버티고 있는 내가 있다.


어쩌면 그 긴 은둔형외톨이 생활, 우울증 생활 후에 사회에서 적응하는건 쉽지 않은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용기내서 뭔가 하고있는 내가 기특하다. 이나마 살고있는게 대단하다.


내일도 용기를 내서 출근해야겠다.

용기를 내고 그런 나에게 칭찬도 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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