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렌지나무 Nov 30. 2023

안좋아도 괜찮은 이야기


예전엔 브런치에 안좋은 글을 쓰는게 두려웠다. 힘들다거나 우울하다거나 하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썼으니까 우울한 모습을 보이면 안될 것 같았다. 거짓말을 했다는 느낌도 들고, 또 누군가는 실망할 것 같아서...


그런데 내 상태를 검열해서 우울한 나, 부정적인 나, 열등감 있는 나, 질투심 있는 나, 불합리하게 분노하는 나, 망상하는 나... 남들에게 보이면 안되는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나들을 걸러내면, 그게 바로 우울증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걸 느낀다.


우울증으로 가는 길은 내가 현재의 나를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부정적인걸 억지로 긍정해도 안되는 것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게 답인 것 같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나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 지금 이게 나라고 느끼는 것. 그리고 행동하는 것.


그래서 요즘엔 브런치에 안좋으면서도 괜찮은 이야기를 쓰게 된다. 그게 현재의 나라서.


만일 내가 10년 후에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면, 그때까지 쓰는 글들은 이럴 것 같다. 나이, 상황, 경험만 바뀔 뿐 주제는 항상 이렇지 않을까?


안좋아도 괜찮은 이야기.

매거진의 이전글 누군가는 우울증 없이도 잘 산다는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