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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an 05. 2024

무서운 이야기

생각해보니까 유령보다 더 무서운건 믿을 수 없는 사람의 존재이다. 믿는 사람이 갑자기 낯선 존재가 될 때가 가장 무섭다.

 

금요일 저녁이라 다들 일찍 퇴근해버려서 으스스했다. 사무실에 남는 마지막 사람이 될까봐 얼른 가방을 챙겨서 나왔다. 사람, 귀신 둘다 무서운 퇴근길이다...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건 무섭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런 경험을 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물론 나도 아무나 다 믿는건 아니지만,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마음을 숨기는걸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믿을 수 없다는건 머리로 하는 생각이고, 실제로는 조금만 친해지면 믿고 싶다고 생각하고, 믿어버린다.


어쩌면 이건 내 욕심인지도 모른다. 내가 믿고 싶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만큼의 관계를 상대방에게도 강요하는 욕심. 나도 모르게 뒷수습해주고 보호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오늘 이야기를 듣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 되니까.


아직도 이해는 잘 안된다. 사람 사이에 믿을 수 있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한건데 왜 그런 기회를 누리지 않는걸까... 사람 없이 살아본 나에겐 그게 진짜 중요한걸로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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