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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명상 실천하기

by 오렌지나무


한 일주일 전부터 냉모밀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다. 회사 점심 메뉴로도 어쩐지 선택이 안됐고 저녁으로 먹자니 살찔까봐 무서웠다.


그러다 어제 음식 명상을 실천할 겸, 지금 가장 먹고 싶은 냉모밀을 먹으러갔다.


요즘 내 식이조절 상태는 엉망이다. 뱃살이 무섭게 쪘고 다리도 두꺼워졌다. 체중만 늘었으면 괜찮은데 먹고나서 죄책감을 느끼고, 그러면서 우울해져서 또 탐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나는 더이상 먹는걸 절제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제 음식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배웠다. 건강하게 먹는건 대강 이런 거였다.


1. 내 몸을 미워하지 않을 것

2. 내 몸을 위해 먹을 것

3. 먹을 땐 음식에만 집중할 것

4. 천천히 음미하며 먹을 것

5. 먹고난 뒤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 것


처음으로 핸드폰을 보지 않고 냉모밀을 보면서 냉모밀을 먹었다. 내 몸을 건강하고 즐겁게 만들어줄 음식을 먹는 거라고 생각했다. 천천히 먹었고 맛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죄책감을 내려놓고 기분좋게 냉모밀집을 나왔다.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면서 웃어주고 '맛있게 잘 먹었어!'라고 말해줬다.


포만감이 느껴지고 만족스러웠다.




*어제 재미있는걸 하나 발견했다.

내가 스트레스 받고, 불안하고 우울할 때 생각나는 음식은 치킨치즈 머핀, 제로콜라, 피자였고, 즐거울 때 생각나는 음식은 계란장조림과 쌀밥이었다.


즉... 내가 맥모닝이 생각나거나 퇴근길에 피자를 먹고 싶은건 대체로 내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라는거. 그 음식이 진짜 먹고 싶어서라기보단.


당분간 집밥을 좀더 자주 먹어야겠다. 그리고 나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음식이 떠오를 땐 이렇게 생각해야겠다. 너 많이 힘들구나. 계란장조림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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