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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임들 조심!

by 오렌지나무


낯선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는건 항상 조심스럽다. 어떤 사람들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포교 목적을 숨긴 이상한 단체일수도 있고, 또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섞여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좀 오래된 모임, 적당히 느슨하면서도 규율있는 모임, 개인정보를 많이 요구하지 않고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는 모임, 목적이 명확한 모임, 비교적 개인적인 방식의 모임을 선택하는 편이다. 조금만 이상해도 나는 바로 나와버린다.


우울증이나 마음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조심해야 한다. 영화 '미드소마'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리고 마음치유 모임같은 경우엔 특별히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안전하게 모임을 관리해주는 전문가가 있는지이다. 서로 마음의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거나 받을수도 있어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최소한 중재자라도.


예전엔 깊이있는 마음치유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는데 요즘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프로그램에만 참여한다. 그때보다 상처가 많이 아물어서 이제는 마음을 잘 안 열기 때문이다. 그땐 어쩔 줄 몰라서 이 병 아는 사람 있냐고, 좀 고쳐달라고 광고하고 다닌 거라면, 지금은 어느정도 견딜만해져서 상처를 붕대로 가리고 다닌다.


내 상처를 계속 되풀이 이야기하는데 질리기도 했다. 어느순간부터는 그게 관종같고, 내 이야기에 진심이 안 실린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병을 드러내기보단 잘 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고 괜찮아보이고 싶어서 내 마음을 숨기는 편이다.


아무튼 새로운 모임들, 마음치유에 필요한 이런저런 모임들에 참여하는건 좋지만 조심은 해야된다. 믿을만한 곳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이야기만 털어놓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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