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다시 일어설거야

-라라랜드 OST, 'Another Day of Sun

by 오렌


요즘의 일과는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연재 브런치북 글을 쓴다. 월, 수, 금은 <기승전글>, 화, 목, 토는 <조금은 특별한 나의 꿈 이야기>를 쓰고 있다. 아침 글쓰기와 아침 운동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떤 걸 먼저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시험해보고 있으며, 지금은 아침 글쓰기를 먼저 하는 것으로 정착했다.

발행버튼 누르자마자 컴퓨터를 끄고 '지체 없이' 헬스장으로 간다. 지체하면 망한다.

1시간 초집중해서 운동을 한다.

상. 하체 2분할로 40분 근력. 20분 유산소로 하고, 찬물샤워를 한다. 냉수 샤워를 하면 이후 3시간 동안 도파민 분비가 마약 수준으로 나와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유행처럼 퍼졌고, 과학적인 검증이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그냥 해보면 될 일이라서 해봤고,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찬물로 헹구는 것이 기분이 더 상쾌해서 하고 있고,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견딜 필요 없이 즐기고 있다. 이후에 찬물샤워에 대해 커피처럼 SNS 상에서 의견이 분분한 듯하다. 그중 나에게 가장 좋은 답으로 보인 댓글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지가 알아서 하면 된다.'였다.

16시간 간헐적 단식에 의거해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에서 내려와서 저녁을 먹고, 마무리 일지를 쓰고 잔다.

단순하고 평온하다. 이 평화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지금은 딱 좋다.


오늘 꿈을 쓰기 위해서 일과를 소개했다. 꿈에 나온 장면은 도서관에 가는 내 모습이다.

처음 도서관을 갈 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갔다. 내려올 때도 마을버스를 타고 왔다. 도서관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이용하기도 좋다. 그러다가 차비도 아낄겸, 운동도 할겸 올라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가고 내려갈 때는 걸어가 보자 싶어서 걸어 내려왔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안 걸리고 기분도 좋아서 한동안은 반반으로 이용했다.

그러다가 올라갈 때도 한번 걸어가 보자 싶어서 걸어가보았다. 약간 경사가 있는 길이라 호흡이 가빠 오르고 힘든 느낌이 살짝 있었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바로 도서관이 나왔고, 버스에서 내려서 도서관에 입성하는 것보다 걸음으로써 가빠진 호흡을 몰아쉬면서 가방을 내려놓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 왕복으로 걸어갔다 걸어오니까 운동량도 많이 늘어서 몸무게도 줄었고, 활력도 더 생긴 것 같다.


꿈! 꿈 이야기를 하려고 서두가 너무 길었다. 도서관에 가는 내 모습이 어땠냐면 말이다.

소매 끝에 큰 프릴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실재보다 훨씬 가파른 언덕길을, 실재 걸음걸이 보다 훨씬 더 힘차게 '쿵쿵쿵!'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실재는 내가 걸어 올라가는 그 시간대에 그 공간에 아무도 없지만, 꿈에서는 언덕길 위에 사람들이 나와 같은 큰 프릴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일렬로 쭉 늘어서서 걷고 있었고, 힘차게 걸어올라 간 내가 그 행렬에 합류하는 장면이었다.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과장되게 힘차고 행복한 꿈은 깨어났을 때,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교통체증 속에서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서 춤추고 노래하며 하나의 멋진 무대를 만들어내는-이 떠올랐다.

도서관의 언덕길을 오를 때, 실재 현실은 숨이 가빠 오르고, 주변에 아무도 없지만, 무의식의 깊은 곳에는 많은 사람들과 힘차게 걷고 춤추는 듯한 기쁨이 있구나! 도서관에 가는 내 마음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양자심리학-심리학과 물리학의 경계>에서 저자인 아놀드 민델 박사는 CR(Consensus Reality), '일상적 실재'와 NCR(Non-Consensus Reality), '비일상적 실재'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일상적 실재(Consensus Reality)와 비일상적 실재(Non-Consensus Reality)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했다.

도서관 언덕길을 오르는 일상적 현실은 고독하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 고독과 불안 속에서도 의식화되지 않은 무의식, 비일상적 실재는 더 나은 유기체로의 통합을 위해 함께 걷고 있다.


♪La La Land (라라랜드) OST - Another Day of Sun

https://www.youtube.com/watch?v=XFgsOBnf4Kg


언덕에 올라 정상을 향해 가고 있어
반짝이는 불빛을 쫓아가고 있지
그들이 널 좌절하게 하더라도
넌 다시 일어설 거야
아침은 다시 돌아오고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니까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어
새로운 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