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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Oct 01. 2016

임마누엘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글쓰기

 

 아침에 일어나서 백남기 농민이 어제 사망했다는 기사를 제일 먼저 접하고 애도한다.

백남기
 출생 : 1947년 10월 8일
 미 군정 조선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 유산리 부춘마을 
 사망 : 2016년 9월 25일 (68세)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사인 : 급성 신부전 
 국적 : 대한민국 
 학력 : 중앙대학교 행정학과 제적 
 직업 : 농민 
 종교 : 천주교(세례명: 임마누엘) 
자녀 : 슬하 1남 2녀 
1947년에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부춘 마을에서 태어났다. 1968년에 중앙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민주화운동을 했다가 박정희 정부시기에 2회 제적을 당해 천주교 수도원에서 수도사로 생활했다. 1980년 서울의 봄 때 복교해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아 1980년 5월초까지 계속 민주화운동을 벌였지만 5·17 쿠데타로 비상계엄이 확대되면서 계엄군에 체포되었다. 중앙대학교에서 퇴학되고, 계엄 포고령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가석방 후 고향으로 귀향해 1986년에 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하여, 1992년~1993년 카톨릭농민회 전국 부회장을 역입하였다. 그리고 한국의 밀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의 창립을 주도하며, 1994년 공동의장으로 활동하였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오후 7시 30분에 구급차에 탑승,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후 316일의 사투끝에 2016년 9월 25일 오후 2시 15분,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2015년 12월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5일과 19일 2차례 열렸다.
 : 한 사람의 생애가 이렇게 짧고 명쾌하게 정리될 수 있는 것인가. 씁쓸하다. 

그의 세례명 '임마누엘'(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이 오늘 아침 나에게로 왔다.

임마누엘 칸트
 칸트도 임마누엘이다. 
 칸트는 오전 중에는 공부를 하고 오후 세시 반에 산책을 나갔는데 그의 산책 시간이 정확해서 이웃 사람들이 칸트가 나가는 것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시계처럼 정확한 칸트에 관한 일화 중 언젠가 산책을 거른 적이 두번 있었다고 한다. 한번은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또 한번은 프랑 대혁명을 보도한 신문을 읽다가 그랬다고 한다. 
 또한 태어나서 평생 100리 반경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고 논한 철학적 논제들은 우주를 담기에도 충분했다.
 백남기 농민 덕분에 1000페이지 넘는 순수이성비판 1, 2를 꺼내본다.

 임마누엘은 최대의 최고의 관심사이다.
 사람들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쉽게 말하면서도 정작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모른다.
 힘없이 좌절하고 나쁜 행동을 하고 두려움 속에서 그래도 하느님이 용서하고 도와줄거라고 생각한다든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하느님이 벌하실거라 생각한다든가, 그렇게 자기합리화의 대상으로 마음대로 생각한다. 

 예전에 교회다니는 사람들이 하느님과 대화를 했다든지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느니 하는 말을 쉽게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적이 있었다. 나도 하느님과 대화하고 하느님의 응답을 듣고 싶었다. 그렇게 말한 내가 만난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착각이고 환상이고 망상이고 미신이었다. 

 경험과 지식의 부족, 무지는 두려움과 미신을 낳고 그 두려움과 미신은 칼날이 되어 자신을 해치고 타인에게도 피해를 준다.
 하느님은 도와주거나 벌주거나 우리가 마음대로 생각하는 곳에 계시지 않는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누구이고, 무엇이고 어디에 계시는가. 이 질문을 하는 이는 누구이고 대답을 찾는 이는 누구인가.
 나의 임마누엘은 평생의 화두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바뀐 시간대 18일차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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