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의 시간> 6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꿈의 세계에도 존재할 수 있고 일어날 수 있다. 모든 해답은 거기에 있다.
영적인 여자는 나에게 자신의 재능을 설명했다.
인간은 누구나 유일한 존재이며, 우리들 각자는 남이 갖고 있지 않은 자기만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특징이 곧 우리가 삶에서 펼쳐 나갈 재능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공동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재능은 다름아닌 꿈을 붙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모든 사람이 그 꿈을 기억하거나, 꿈에서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지만,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는 말했다.
"꿈은 현실의 그림자예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꿈의 세계에도 존재할 수 있고 일어날 수 있다. 모든 해답은 거기에 있다.
참사람 부족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을 도와줄 길잡이로 '꿈을 붙잡는 사람'을 이용했다. 인간관계나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또는 어떤 사건 뒤에 숨겨진 목적을 알 수 없을 때, 그들은 그 해답이 꿈속에 나타날 수 있다고 믿었다.
무탄트들은 꿈꾸는 상태에 들어가는 방법을 한 가지밖에 알지 못한다. 바로 잠을 자는 것이다. 하지만 참사람 부족은 깨어 있을 때도 의식적으로 꿈을 꿀 수 있었다. 또한 정신을 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대신 호흡법과 정신 집중을 통해, 꿈속에 있으면서도 분명한 의식을 갖고 행동할 수 있었다.
참사람 부족은 꿈을 꾸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한, 밤에는 꿈을 꾸지 않았다. 그들에게 수면 시간은 휴식을 취하고 기운을 회복하는 시간이지, 이런저런 궁리를 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무탄트들은 밤에 꿈을 꾸는 것일까. 그것은 무탄트 사회가 낮에 꿈을 꾸는 것, 특히 눈을 뜨고 꿈꾸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뿐더러 이해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영적인 여자는 나에게 꿈을 기억해 보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꿈의 내용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주로 꿈을 꾸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를 물었다. 꿈속에 등장한 사물이나 일어난 사건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냐는 것이었다. 내 꿈속에 등장한 문명사회의 생활양식은 그녀에게 너무도 생소하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내 꿈의 의미를 꿰뚫어 보았다.
그 꿈을 통해 나는 앞으로 내 인생에 폭풍이 불어닥치리라는 것, 그동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사귄 사람들과 성취한 일들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쏟지 않으리란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평화로운 존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아가 내가 원하거나 필요할 때면 언제든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일생 동안 여러 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의 여러 문 중에서 이미 하나가 닫혔다는 것도 알았다. 지금까지 나와 관련된 사람과 장소, 내가 갖고 있던 가치관과 믿음을 버려야 할 때가 왔음을 알았다. 내 영혼의 성장을 위해 나는 조용히 과거의 삶의 문을 닫고 새로운 곳으로 들어온 것이다.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새로운 삶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곳 사막에서 알게 된 일들을 갖고 새삼스레 무엇인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진리로 여기는 원칙에 따라 살기만 하면, 나한테서 영향을 받을 운명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문은 저절로 열릴 것이다.
"연장 만드는 사람도 꿈 이야기를 털어놓을 거예요."
연장 만드는 사람은 연장뿐 아니라 붓과 조리 기구 등 거의 모든 도구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노인이었다. 노인이 꿈을 붙잡는 사람과 춤을 추면서 던진 질문은 근육통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심한 근육통을 앓고 있었다.
노인은 간밤에 거북이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거북이 한 마리가 웅덩이에서 기어 나왔는데, 왼쪽 다리 둘을 모두 잃어버려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고 했다.
영적인 여자는 나에게 한 것처럼 꿈에 대해 노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제는 노인이 다른 사람에게 기술을 전수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한때 장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쁨은 사라지고 일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다. 삶에 변화를 줄 때가 된 것이다. 그는 꿈에 본 거북이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져, 더 이상 일과 놀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얼마 뒤 우리는 노인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가르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육통은 좀 어떠냐고 묻자, 노인은 주름이 깊이 패인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생각이 유연해지니 관절도 부드러워지고, 통증도 완전히 사라졌답니다!"
꿈을 붙잡는 사람 (171-175쪽)
<무탄트 메시지>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말로 모건 지음 | 류시화 옮김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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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