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
잘 때 꿈을 많이 꾸는 편이었는데, 매일 아침 출근하면 꿈 얘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정도였거든요, 꽤 오랫동안 꿈을 거의 꾸지 않다가 최근 다시 꿈을 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 꿈을 꾼 다음날 동네 냇가에서 물고기 잡는 꿈을 꿨는데, 처음엔 이름은 모르지만 모양은 확실히 삼시세끼에서 유해진 배우가 바다낚시 하며 많이 잡은 좀 못생긴 물고기였습니다. 바다는 아닌데 동네 냇가라 하기에는 물이 상당히 깊어서 제 몸을 물속에 푸욱 담그고 떠내는 고기잡이였습니다. 두 번째로 잡은 것은 납작하고 오묘하게 생긴 오각형의 커다란 생명체였습니다. 생김새도 색도 오묘한 것이 검은 푸른색과 검은 초록이 어우러져 있는 그런. 처음에는 분명히 물이 희뿌옇게 다소 탁했는데, 물이 점점 맑아져서 후반부에는 시야가 아주 잘 보였습니다. 엄마에게 얘기했더니 태몽이라고... 하하하.
그리고 또 꿈을 꿨습니다. 연습실과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다가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장소를 지나치던 중에, 김** 선생님이 먹으라면서 커다랗고 묵직한 비닐봉지를 주셨는데 거기에 샛노란 참외가 진공포장되어 들어있더라구요. 포장 묶음 하나에는 6개씩 들어 있구요. 너무 많은 것 같아서 하나 빼고, 하나 빼고, 또 하나 빼고(생각보다 더 많이 들어있었나 봅니다) 3개, 그래도 총 18개나 되네요 0.0,를 남겨서 가지고 오며 깼습니다. 이 꿈도 너무 명확하게 태몽이라고 느껴지지 않나요? 그런데 과일에 진공포장이라니.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있는지... 찾아봐야 할까 봐요, 흠.
너무 생생해서 이런 꿈은 기록을 해놔야 합니다. 벅적거리는 사람들 가운데 의자 옆 바닥에 앉았는데 얼굴 바로 옆에 보였던 다른 사람의 맨발바닥까지...
이번 주에는
버스에 떨어뜨리고 온 휴대폰을 찾아 아침부터 미친 듯이 달린 일,
버스가 회차해 돌아오는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예상되는 버스에 한 발을 내디뎠을 때 에어팟이 뾰롱~하고 연결되는 신호를 보낸 일,
핑계김에 지난 12월부터 테이프 덕지덕지 붙이고 다니던 액정을 드디어 교체한 일, 정말 눈이 부시더군요.
몇 달 동안 먹통이 되었던 맥북을 데이터라도 살리려고 맡긴 일, 그 데이터가 잘 살아온다면 그 또한 기쁜 일이겠지요. 돈은 깨지겠지만.
공연을 앞두고 배우가 코로나 확진되어 공연을 연기하는 것에 맞닥뜨린 일,
직원 확진자를 통해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것이 현실임을 반복 자각하는 일,
조카가 생애최초 학교라는 공공 교육시설에 입학한 일,
또 다른 드라마에 빠진 일, 예쁜 여주남주의 직장생활에 빠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상당히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좋은 일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현실이고, 더욱이 모두가 저의 현실인 것은 너무나 확실합니다.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집중이 안 될 때.
그럴 때면 저는 청소를 하며 몸을 움직이거나, 유튜브를 보며 멍 때립니다. 이럴 때는 영화도 못보겠더라구요. 집중이 안 돼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곤 하지요.
불안해할 필요도, 이상해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결국 현실은 현실 안에서 이루어지니까요.
새로운 현실이 되었든, 지금까지의 현실이든,
우리가 결국은 현실을 벗어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은 있으니까요.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