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했던 동료이자 친구들(이라고 칭하지만 친구인 척하면 미안한 젊은이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요즘 같이 이직이 잦은 시대에 꽤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웃음과 감동과 노동을,
그리고 낙담과 분노와 상처를 나눴던 이들.
지금은 모두 함께 했던 곳을 떠나 각자의 자리에 있다.
그때는 우리의 하루가 같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떤 이는 한 발 떨어졌다 터를 옮겨 다시 같은 일을 하고,
어떤 이는 두어 발 멈춰 섰다 새로움과 친숙함이 적절히 배합된 일을 하고,
어떤 이는 마음에 담아두었던 일에 도전하며 완전히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꿈을 향해 가는 묵묵한 한발한발도 좋지만,
이왕이면 딛고 가는 그들의 한발한발이 모두 꿈과 같은 길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무엇이든 맞다 틀리다로 평가할 수 없고
걸음걸음을 더 나은 것과 더 못한 것으로 나눌 수 없다.
그저 따르는 것이 일의 재미, 좋은 사람, 윤택한 생활, 여유로운 시간, 사회적 성취, 안정적 노동
그 무엇이든 본인만의 가치를 안고 가는 길이기를.
다만 그것들을 꿈이라 칭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순간만이라도 설렘으로 반짝일 수 있도록.
팍팍한 세상살이에 가끔은 낭만적이기만 해도 괜찮으니까.
어른도 꿈을 꿀 수 있으니까.
막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이들을 보내며, 꿈뻑꿈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