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다했다 생각한 사람과 다시 연락을 시작했다. 소울 메이트라 생각했던 전 직장동료다. 그녀는 현명하고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다. 굳어지고 한쪽 사고에만 매몰되어 있던 나를 제대로 흔들어준 사람이다. 그리고 그만큼 든든했다. 연락이 중지된 기간 동안 한쪽 마음이 늘 허전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지난주 서먹서먹해진 관계를 억지스러운 소통방식으로 풀어내려는 어색한 상황에 관객으로있었다.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관계가 고통으로 변질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셈이다.
그 어색하고 불편한 그 장면을 통해 폭력의 종류를 또 하나 알게 되었다. 그런 관계라면 등 지고 살아도 괜찮겠다 싶다.
삶에서 생각의 균형이 맞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원론적 이야기지만 올해 머리와 가슴에 남은 몇 개의 생각 중 하나다.
불편하고 어색한 장면을 보며 전 직장동료가 많이 생각났다. 먼저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그랬다. 비록 관계가 다시 이어지지 않더라도 최선을 더 해야겠다는 결론이었다. 거절의 민망한 상황으로 마음에 생채기가 생긴다 해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용기를 냈고 퇴근길에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음날 카톡으로 답장이 왔다.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고.
그녀와의 연락을 통해 느낀 점이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계속 머문다면 먼저 손 내밀기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다. 용기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기에 말이다.